몸사리는 中 어선 "韓 해경에 저항하지 마라" 특별교육

입력 2016-10-19 18:20
해경이 불법 중국어선의 폭력저항에 함포사격도 불사한다는 강경책을 밝힌 이후 중국어선의 저항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인천해경 3005함 고속단정이 지난 7일 소청도 해역에서 단속 업무 중 중국어선에 들이받혀 침몰한 이후 현재까지 서해에서 중국어선 17척이 나포됐지만 이렇다 할 저항이 없는 것이 단적인 예다.

해경의 정선 명령에 응하지 않고 달아나다가 붙잡힌 어선은 있지만 예전처럼 해경에게 쇠파이프나 망치를 휘두르며 격렬하게 저항한 사례는 1건도 없었다고 한다.



<사진설명=지난 18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천해양경비안전서 전용부두로 불법조업 중국어선이 들어오고 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 불법조업을 하다가 해경에 나포된 이들 어선 선수에 걸린 인공기가 눈에 띈다,(연합뉴스)>

해경에 나포되면 최악에는 어선을 몰수당하고 최고 2억원의 담보금을 납부해야 하는 처벌 규정 때문에 물불을 가리지 않고 저항하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이라고 당국은 보고 있다.

이같은 상황 반전에는 중국 선주들의 실리적인 계산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어선 선장들은 최근 출항에 앞서 선주로부터 해경에게 저항하지 말라는 교육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백령도 해역에서 불법조업하다 나포된 중국어선 선장 A(46)씨는 해경에서 "한국 해경이 함포사격을 포함해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후 선주가 한국 해역에서 조업을 자제하라고 했다"며 "정선이나 나포 상황에 부닥치더라도 저항하지 말라고 교육받았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선주 입장에서는 함포사격을 받아 배를 못 쓰게 될 지경까지 가는 것보다는 순순히 나포에 응하고 담보금을 낸 뒤 배를 돌려받는 것이 더 이득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장과 선원들도 한국 해경의 강경 대응 방침을 직접적인 위협으로 실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역에서 조업하는 중국어선 수도 크게 줄었다.

9월 1일부터 10월 18일까지 NLL 불법 중국어선은 하루 평균 122척으로 작년 같은 기간 일평균 238척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해경은 그러나 중국어선의 폭력저항이 언제든지 되풀이될 수 있다고 보고 경계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해경은 대형함정 4척, 헬기 1대로 편성된 중국어선 단속 전담 기동전단을 운영하며 폭력을 동원해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어선에는 함포사격 또는 모함을 이용한 선체 충격도 적극 고려한다는 방침으로 경찰관들이 공권력을 행사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조만간 공용화기 사용 매뉴얼을 구체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