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규슈대와 도쿄대 등 공동연구진이 쥐의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 실험실에서 난자를 만든 뒤 이를 정자와 수정시켜 정상적인 새끼를 출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네이처'(Nature)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동물복제나 난임 연구 등에 쓰는 난자를 동물이나 사람에서 직접 채취하지 않고 실험실에서 만들어 제공할 길이 열릴 전망이다.
연구진은 쥐의 배아줄기세포가 들어있는 배양접시에 12.5일 된 쥐 배아에서 얻은 생식선세포를 섞어 함께 길렀다.
생식선세포는 줄기세포를 난자로 분화시키는 각종 물질을 공급한다. 이는 줄기세포가 난소 안에 들어있는 것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어준 것이다. 3주가 지난 뒤 쥐의 배아세포는 난자와 유사하게 변했다.
연구진은 이 세포를 수일간 더 배양해 성숙시키고 이어 수컷 쥐의 정자와 수정해 얻은 수정란을 암컷 쥐의 자궁에 착상시켰다. 이후 이 수정란에서는 배아가 정상적으로 발달했고, 암컷은 건강한 새끼를 낳았다. 이렇게 태어난 새끼도 다른 쥐와 교배해 정상적인 자손을 낳았다.
김정범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부 교수는 "그동안 배아줄기세포를 난자로 분화시키기 위해 여러 성장인자를 처리해왔는데, 이번에는 난자가 자라는 조직의 환경을 모사했다"며 "새로운 방법을 도입한 결과, 자연상태의 난자와 더 유사한 세포를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승우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이번에 체외에서 난자의 전체 주기를 구현했고, 이 난자로 후손까지 만들었다"며 "이전에도 줄기세포로 난자를 만들려는 연구는 계속 시도돼왔지만, 이번에 특히 높은 수준의 결과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