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동물원서 ‘다이어트 하던’ 고릴라, 우리 탈출한 까닭은?

입력 2016-10-14 19:05


영국 런던 동물원에서 다이어트를 하던 고릴라가 우리를 탈출해 관람객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은 전날 오후 런던 동물원에서 키 약 213㎝, 몸무게 약 184㎏의 서부 로랜드 고릴라 쿰부카가 우리를 탈출했다가 1시간여 만에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쿰부카는 이날 온종일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수컷인 쿰부카는 탈출하기 전 우리를 둘러싼 유리창에 몸을 수차례 내던지거나, 창문을 마구 두드리며 관람객을 놀라게 했다.

동물원을 찾은 한 관람객은 "고릴라가 한 곳을 응시하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주의를 끌려 하자 줄 위로 뛰어오르더니 창문을 마구 두들겼다. 정말 무서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람객은 "고릴라가 몹시 불안해 보였다"면서 "사육사들이 관람객에게 고릴라를 빤히 쳐다보지 말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쿰부카는 결국 이날 늦은 오후 우리를 벗어나 사육사들이 머무는 공간으로 달아났다.

동물원 측은 즉시 사이렌을 울렸고 관람객들이 인근 건물이나 대피 공간으로 몸을 숨기도록 했다.

관람객 조니 브라이어는 "사육사들이 뛰어다니며 안으로 들어가라고 했다. 우리는 아쿠아리움으로 들어갔고 사육사들이 문을 잠갔다"고 말했다.

쿰부카는 탈출 1시간여 만에 동물원 직원이 쏜 신경 안정제를 맞고서야 진정됐다.

동물원 측은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으며, 쿰부카도 안정을 취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동물원의 대변인은 "쿰부카가 최근 식이요법에 들어간 상태였다"면서 "그가 의식을 되찾자마자 그가 가장 좋아하는 초콜릿 칩 머핀을 먹게 해줬다"고 말했다.

동물원은 현재 정확한 탈출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