헥터를 살린 김선빈, 허프를 울린 오지환…결국 수비였다

입력 2016-10-11 12:52
▲1차전 승리후 세레모니를 하는 헥터(사진=KBO)
유격수 쪽의 수비 두 장면이 승부를 갈랐다.

10일 잠실에서 열린 LG-KIA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KIA가 4-2로 승리하며 최종 승부를 광주로 끌고 갔다. 결과론적으로 이날 승부는 초반에 수비에서 갈렸다고 할 수 있었다.

불안한 헥터를 살려준 김선빈의 두 번의 다이빙캐치

KIA 헥터는 매우 불안한 시작을 보였다. 1회 선두타자 김용의를 삼진으로 잡아냈으나 이천웅에게 안타를 허용한데 이어 박용택으로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1사 1,2루로 몰렸다. 물론 후속 타자들을 범타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절대적으로 불안한 출발이었다.

2회 역시 헥터는 흔들렸다. 선두타자 오지환을 범타로 처리했으나 정성훈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했던 것. 그리고 유강남이 친 타구가 내야 한 가운데를 빠져날 듯한 좋은 타구였다. 그런데 이때 유격수 김선빈이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며 안타성 타구는 6-4-3으로 이어지는 병살이 됐다. 이것은 헥터를 살리기에 충분했다. 1-2회 비교적 투구수가 많았던 헥터는 3회부터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김선빈은 또 한 번 헥터를 살렸다. 4회 1사 1루에서 채은성의 타구를 또 다시 다이빙캐치에 성공하며 6-4-3으로 이어지는 병살을 만들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헥터는 4회 히메네스를 시작으로 11타자 연속 범타 처리를 했다. 여기에는 김선빈의 초반 두 번의 다이빙캐치가 헥터를 살렸다고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헥터는 WC 1차전 승리 투수가 됐고, 이는 절대적으로 김선빈의 공이 컸다.

허프의 역투를 무력화 시킨 오지환의 실책

반면 허프는 역투에도 불구하고 패전의 멍에를 써야만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수비가 치명타를 입혔다.

허프는 1회초 2타자를 가볍게 처리한 뒤, 김주찬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그런데 오지환이 타구를 놓치며 김주찬을 1루에서 살려줬다. 그러나 이 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허프는 후속 타자 나지완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기 때문이다. 실책을 기록했으나 전혀 오지환이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었다. 어쨌든 허프는 나지완을 시작으로 7타자 연속 범타 처리를 하며 3회까지 완벽한 피칭을 했다.

그러던 4회 브렛 필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다. 또한 나지완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1사 2,3루의 위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크게 문제될 것은 없었다. 허프의 구위가 워낙 좋았기 때문이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이범호는 내야 플라이로 처리하며 만든 2사 2,3루에서 안치홍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당연히 이닝이 종료되어야 했던 상황.

하지만 오지환이 바운드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며 타구를 뒤로 흘려버렸다. 이에 3루 주자는 물론 2루 주자 나지완도 홈을 밟으며 2점을 상대에게 헌납했다. 그리고 오지환의 실책은 팀에게나 허프에게 큰 부담이 됐다. 허프는 6회와 8회 각각 1실점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8회 실점은 벤치의 투수 운용의 실패였다. LG 타자들이 8회말 반격에서 2점을 뽑아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4회 실책으로 내준 2점을 너무도 뼈아픈 실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