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서 출발하는 KIA, 서동욱이 미쳐야 산다.

입력 2016-10-10 14:26
▲KIA 서동욱(사진=KIA 타이거즈)
서동욱이 미쳐야 KIA가 살 수 있다.

10일 잠실벌에서 LG-KIA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이하 WC) 1차전에 펼쳐진다.

LG는 8월 중순 이후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는 허프를 선발로 내세웠고, KIA는 양현종과 원-투펀치로 활약했던 15승과 200이닝에 빛나는 헥터를 내세웠다. 1승의 어드벤티지를 가지고 있는 LG와 2연승을 해야만 하는 KIA 모두 반드시 1차전을 승리해야 한다. 따라서 결코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절박한 쪽은 KIA다. 패배는 곧 탈락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1차전 선발 허프를 상대한 KIA 타자들의 데이터는 다소 절망적이다. 누구하나 허프를 제대로 공략한 이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대결 횟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절대적인 기준은 될 수 없으나 시즌 막판 허프에게 2경기 연속 어려움을 겪었던 것도 걸림돌이다. KIA 타자들 가운데 허프와 가장 많은 대결을 펼친 이들은 김주찬, 김호령, 이범호, 브렛 필로 모두 6차례 대결을 펼쳤다. 이 가운데 브렛 필만 2안타를 기록했을 뿐이다.

하지만 허프가 완투를 하지 않는 이상 KIA 타자들은 한 명의 투수와 대결을 펼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확대해서 KIA타자들의 LG전 기록으로 본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LG전 10경기 이상 출전한 타자들을 기준으로 보면 김주찬, 김주형, 브렛 필, 서동욱까지 4명의 타자들이 3할 이상의 타율을 올렸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했던 이가 서동욱이었다. 서동욱은 13경기에 출전해 49타수 18안타 2홈런 7타점으로 0.367의 타율을 기록했다. 특히 18안타 가운데 2루타 이상의 장타가 무려 8개로 팀에서 가장 많은 장타를 뽑아냈다. 18안타는 이범호의 19안타에 이은 2위다. 그러나 이범호가 62타수를 기록한 반면 서동욱은 49타수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최고의 활약을 했다.

결국 WC에서 KIA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서동욱이 ‘키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시즌 상대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핵심 인물이라는 것은 아니다. KIA 타선은 상위 타선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그러나 문제는 타선이 내려갈수록 차이가 많이 난다는 것이다. 물론 안치홍-김선빈이 합류했기 때문에 상황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상위 타선에서 이어지는 흐름이 연결되기 위해서는 서동욱이 연결고리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서동욱의 활약이 매우 중요하다.

다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경기감각이다. 지난 9월 25일 경기후 충수염 진단을 받고 수술을 했고, 이후 엔트리에서 제외되어 시즌 최종전에 돌아왔다. 엔트리에 합류하기 전에 훈련을 소화하기는 했지만 과연 이전과 같은 경기 감각이 WC 기간에도 이어질지가 미지수다.

서동욱은 올 시즌 넥센에서 무상 트레이드 되어 KIA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그는 최고의 활약으로 KIA에 없어서 안 될 존재로 자리를 잡았다. 과연 서동욱은 잠깐의 공백을 딛고 가을의 전설이 되기 위해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또한 벼랑 끝에서 시작하는 KIA를 구해낼 수 있을지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