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백남기씨의 의무기록 진단명이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기록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치의인 서울대병원 백선하 교수가 여기에 직접 서명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외압 의혹'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윤소하 의원(정의당)은 10일 백남기씨의 유족으로부터 의무기록을 받아 살펴본 결과 백 교수가 수술 당시 의무기록과 사망에 따른 퇴원 의무기록에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기재했으며, 모두 직접 서명한 것으로 돼 있다고 밝혔다.
의무기록에 따르면 백 씨가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지난해 11월 14일 수술전 진단명은 '머리에 외부 상처를 동반한 급성 외상성 경막하출혈'이다. 수술 후 진단명은 '외상성 급성경막하출혈'이었다. 수술 후 상처부위가 봉합되면서 '열린 외부 상처가 없는'으로 일부 표현이 바뀌었다.
또 백씨가 사망한 올해 9월 25일 퇴원의무기록에도 진단명은 수술 직후와 같은 '머리에 외부 상처를 동반한 급성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기록돼 있다.
특히 지난달 25일 작성된 퇴원 의무기록에는 질병의 유형을 구분하는 상병코드가 열린 두개내 상처가 있는(없는) 외상성 경막하출혈을 의미하는 'S0651'로 적혀있다.
윤 의원은 "백 교수는 자신이 서명한 의무기록엔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진단했음에도 정작 사망진단서에는 '외상성'을 제외한 '급성경막하출혈'로 기록했다"며 "백 교수는 사망진단서에 외상성이 아닌 엄연히 다른 질병코드로 오인될 수 있는 급성경막하출혈만 기록한 이유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백 교수는 지난 3일 서울대병원 특별위원회 기자회견에서 "환자 가족들이 적극적인 치료를 원치 않아 체외 투석 등 치료가 시행되지 않았고 그것 때문에 사망했다고 봤다"며 '병사'로 판단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유족 측은 "백 교수가 연명치료 후 벌어질 일을 예상 해놓고 이제 와서 '가족이 연명치료를 거부해 병사에 이르렀다'고 주장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