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2차 토론] 힐러리, ‘낙마위기’ 트럼프 음담패설 집중 공격…진흙탕

입력 2016-10-10 13:22


미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터과 도널드 트럼프가 서로의 ‘성추문’을 놓고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9일(현지시간)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대학에서 열린 2차 TV토론에서 대선판을 흔드는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2005년의 '음담패설 녹음파일'과 클린턴의 남편 빌 클린턴의 과거 성추문 등을 놓고 격하게 부딪혔다.

먼저 트럼프는 '음담패설' 파문에 대해 "탈의실에서나 주고받을 개인적 농담이며, 가족을 비롯해 미국인들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다"라며 "여성을 존중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여성의 동의 없이 키스하거나 몸을 더듬었다'는 녹음파일의 발언 내용에 대해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클린턴 전 장관의 남편인 빌 클린턴의 과거 '섹스 스캔들'을 겨냥해 "내가 한 것은 말이었지만, 그가 한 것은 행동이었다"고 반격을 시도했다.

반면 클린턴은 '음담패설 녹음파일'과 관련 "트럼프는 그 비디오가 지금의 자신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그것을 들은 사람 누구에게라도 그것이 바로 트럼프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대변해주는 것은 분명하다"고 집중 공격했다.

또 "트럼프는 선거기간 내내 여성들을 공격하고 모욕해 왔다"면서 "여성들을 얼굴을 거론하고 점수를 매기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클린턴은 "트럼프는 단지 여성뿐 아니라 흑인, 히스패닉, 장애인, 전쟁포로, 무슬림도 공격했다"면서 "이것이 바로 트럼프"라고 일갈했다.

특히 클린턴은 민주당 전국위원회 등의 이메일 해킹에 러시아 정부가 배후로 지목된 것에 대해 "러시아가 트럼프를 위한 영향을 미치기 위해 해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의 여성비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는 가운데 트럼프에게 10대 시절에 성폭행 당했다는 소송이 제기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익명("Jane Doe")의 여성은 지난 6월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에 제기한 소장을 통해 1994년 여름에 금융업자인 제프리 엡스타인이 뉴욕에서 주선한 파티에 갔다가 트럼프와 엡스타인에게 강간당하고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했다.

음담패설 파일에 성폭행 소송까지 트럼프를 둘러싼 성추문이 불거지면서 이날 TV토론은 미 대선 역사상 '가장 추잡한 싸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