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 감독 "노숙자가 될 각오하고 영화 만들었다"[청춘아레나]

입력 2016-10-08 18:03


감독 연상호이 '청춘아레나'에서 영화를 만들면서 겪은 시행착오에 대해 설명했다.

연상호는 8일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진행된 '청춘아레나'에서 김반장에 이어 두 번째로 무대에 올랐다. 그는 "나는 강의 혹은 강연을 좋아하지 않는다. 재미도 없고, 재미있게 얘기를 못 한다"라며 말문을 뗐다.

이어 그는 "최근에 영화 '부산행'이라는 영화를 만들었다.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나는 영화를 제대로 배운 사람이 아니다. 원래 애니메이션을 만들던 사람이다.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방법도 배우지도 않았다"며 애니메이션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연상호는 "영화를 하기 전 내 꿈은 애니메이션 감독이었다. 영화를 만들다가 잘 안 풀려서 애니메이션 회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 회사도 힘들어지고, 영화를 다시 시작해야 하나 고민을 하던 중 친구가 한 말이 굉장히 힘이 됐다. 친구가 '너 재능이 있다. 해라. 하지만 재능이 없을 수도 있다. 잘 되거나 인생이 망해서 노숙자가 되더라도 죽으면 다 똑같다. 그니까 망설이지 말고 해라'고 하더라. 그 이야기를 듣고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마지막 작업을 한 게 '돼지의 왕'이다"며 말했다.



또한 그는 "'돼지의 왕'을 해외영화제에 보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보냈다. 하지만 당시 담당자는 '이 작품은 경쟁 부분에 올려줄 수 없다. 작게 상영 할 수 있는 공간에 영상을 띄워주겠다'라고 했고 그 영화로 3관왕을 했다"며 '돼지의 왕'으로 부산국제영화제 상을 받은 일화를 소개했다.

이후 연상호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 이후 '돼지의 왕'이 칸영화제에 초청을 받았다는 사실을 전했다. 그는 "칸 영화제에서 '왜 이런 작품을 진작 안 보냈냐'라고 했는데 '부산 국제 영화제 이전에 너네 영화제에 보냈거든'이라고 말했었던 기억이 있다"며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단순 흥겹고 즐기는 공연만이 아닌 관객들과 소통하고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 시키는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청춘아레나'는 '쌈디의 까리한 쇼', '자이언티의 꺼내 들어요', '빈지노의 와장창 쇼', '타블로의 꿈꾸는 라디오', '장도연의 다들 그렇게 산대요', '김반장의 평화연설', '연상호 감독의 취향존중구역' 등의 코너가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