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이익극대화 노린 엘리엇 '꽃놀이패'…삼성의 깊은 고민

입력 2016-10-06 19:21
수정 2016-10-06 23:13
Q> 엘리엇 1년여 만에 등장. 1년 전과 다른 점은?

지난해 여름 헤지펀드 엘리엇과 삼성의 지분 확보 싸움 기억하실텐데요,

이번 엘리엇의 제안은 지난해와는 내용이 좀 다릅니다.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엘리엇은 삼성물산 지분 7%를 확보한 3대 주주였습니다.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주주가치가 크게 떨어진다는 계산이 나오면서 엘리엇은 합병 절차에 번번이 태클을 걸었습니다.

반면 현재 엘리엇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은 0.62%에 불과합니다.

이를 고려하면 엘리엇이 지난해처럼 강력한 목소리를 내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듯이 엘리엇은 삼성전자의 분할, 특별 배당, 나스닥 상장, 사외이사 선임을 제안했는데요.

삼성전자의 분할은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시장에서는 꾸준히 나오던 시나리오입니다.

삼성 오너가가 바라던 바이기도 하죠.

이쯤 되면 삼성과 적대적 행보를 취했던 엘리엇의 속내가 궁금해집니다.

당장 생각해볼 수 있는 건 삼성전자 주가 상승으로 엘리엇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시장에선 엘리엇의 삼성전자 분할 요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인데요.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과 지배 구조 개편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이란 관측에 오늘 삼성전자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시장의 반응과 평가를 신선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Q> 삼성 입장에서는 고마운 제안인 걸로 보이는데. 실제로 어떤 상황?

앞서 말씀드렸듯이 삼성전자의 분할은 결과적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의 명분이 됩니다.

외신에서도 이번 엘리엇 제안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긍정적일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30조 원의 특수 배당 등 다른 외국인 주주들에게도 혜택이 갈만한 요구를 한 점은 삼성의 입장에서는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삼성전자 전체 외국인 지분이 60%에 달하는 상황에서, 엘리엇이 자신의 우호지분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호지분을 확대하게 되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이 높아지고, 어떤 식으로든 문제 제기를 할 수 있습니다.

또 지난해 삼성전자의 순이익이 19조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엘리엇이 요구한 30조 원의 규모는 삼성전자에게는 큰 부담입니다.

이와 함께 엘리엇이 제안한 사외이사 확대 요구를 받아들이게 되면, 헤지펀드 관련 인사가 경영에 개입하게 돼, 향후 삼성전자의 의사결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Q> 삼성은 어떤 대응전략을 갖고 있나?

이번 엘리엇의 제안으로 삼성이 얻고 잃는 부분은 분명합니다.

삼성의 상속과 지배구조개편이라는 가장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대신 엘리엇이 취할 수 있는 모든 이익을 취하겠다는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엘리엇과 같은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의 대표적인 전략입니다.

배당을 높이라고 압박하고, 분할과 합병 등 기업에 변화가 있을 때는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격하는 등

기업이나 다른 주주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본인의 수익률을 높이는 데만 집중합니다.

때문에 삼성전자가 자칫 맛있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독이 든 잔이라고 할 수 있는 이번 엘리엇의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할 지,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