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증권사 애널…중·소형주 분석 실종

입력 2016-10-06 10:42
수정 2016-10-06 17:46
<앵커>
한때 증권업계의 ‘꽃’으로 불렸던 애널리스트들의 수가 날이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시장 상황 악화는 물론 제도적인 부분도 원인인데요.

이에 따라 중·소형 종목에 대한 분석 리포트도 점점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임동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현재 56개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총 수는 1114명.

3년 전 1300여명 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5% 감소한 셈입니다.

10대 증권사 중에는 NH투자증권이 96명에서 79명으로, 현대증권이 68명에서 41명으로 대폭 줄었습니다.

애널리스트의 감원 바람의 가장 큰 이유는 증권사 수익성 악화에 있습니다.

브로커리지 수익이 정체된 상황에서 비용절감을 위해 리서치센터의 구조조정을 진행한 겁니다.

규제 강화도 애널리스트의 설 자리를 줄이는데 한 몫 했습니다.

금융 당국이 내부자 거래를 막기 위해 지난해 ‘시장 질서 교란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것인데

미공개 정보 이용 규제 대상자를 회사 내부자와 1차 정보 수령자에서 2차, 3차 정보 수령자까지 확대한 것이 골자입니다.

이는 기업과의 소통 단절은 물론 애널리스트의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신규 채용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한 명의 애널리스트가 담당해야할 업종 수는 늘었습니다.

철강을 담당하던 연구원이 화학까지 맡게 되거나 게임·인터넷 담당이 미디어·통신까지 다뤄야 하는 경우가 생긴 겁니다.

자연스레 분석 리포트의 질이 낮아지거나 각 업종에서 다루는 종목 수는 줄어든 것이 현실입니다.

<인터뷰> 증권사 관계자
“업종 내에서 시총이 크고 가치가 있는 종목 중심으로 종목 수를 추릴 수밖에 없다. 일부 중소형주들은 의견이 ‘Buy'고 ’Hold'고 간에 지금 커버하우스가 거의 없다.”

일각에서는 미국 등 해외 증권사 처럼 고급 유료 분석 자료를 내놓아 애널리스트들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시도는 없는 실정입니다.

<인터뷰>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
"해외의 경우엔 증권사들의 애널리스트 리포트가 유료화 돼 있는 경우들이 굉장히 흔하다. 이러한 경우에는 애널리스트들의 수익 창출이 충분히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에 애널리스트들을 더 오랜 기간 유지하게 되는 중요한 인센티브가 된다."

전문가들은 애널리스트의 이탈이 지속될 경우 투자자들에겐 정보 취득 통로가 줄어들고 이에 따라 기업들의 자금 조달 기회가 축소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한국경제TV 임동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