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마린시티, 태풍 ‘차바’ 피해 쑥대밭…외제차 침수되고 상가파손

입력 2016-10-05 15:28


5일 남부지방을 강타한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부산 최고 부촌인 해운대 마린시티가 직격탄을 맞았다.

‘해운대의 맨해튼’이라 불리는 마린시티는 곳곳에 가로수가 꺾이고 도로가 패였으며, 상가 유리창이 박살나는 등 쑥대밭으로 변했다.

80층 아파트를 비롯해 초고층 아파트가 밀집한 마린시티는 만조로 수위가 평소보다 1m 높아져 있는 상태에서 순간 풍속 20m/s가 넘는 바람을 동반한 태풍이 몰아치자 큰 피해를 입었다.

해안가에는 높이 3.6m의 방파제가 설치되어 있지만, 파도가 워낙 거센 탓에 무용지물이었다.

파도는 순식간에 방파제를 뛰어넘어 50m가량 떨어진 상가 일대에까지 밀려갔다.

마린시티 내 도로는 성인 종아리 높이 정도까지 잠겼고, 미처 대피하지 못한 고급 승용차들이 조금이라도 물을 피하려고 턱이 높은 인도로 올라오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한 아파트 주차장도 침수돼 고급 외제 차 1대가 물에 반쯤 잠기기도 했다.

한 상가는 침수된 뒤 유리창이 박살이 났고, 상가 앞 자판기가 넘어지며 문을 쳐 문이 심하게 찌그러졌다.

부산 해운대구는 이날 780m 길이의 방파제에 인접한 마린시티 내 해안도로뿐만 아니라 마린시티 내 대부분의 도로를 통제했다.

한 구청 직원은 "현재 배수작업이 진행 중이며 일부 구간에서는 물이 빠져 통행 제한을 푼 상태다"고 말했다.

부산의 최고 부촌으로 손꼽히는 '마린시티'는 그 이름에 걸맞지 않게 태풍 때면 침수 피해가 잦았다.

2012년 8월 태풍 '볼라벤'때에는 마린시티 일대가 침수되고 보도블록이 100여 장이 파손됐으며, 2011년 8월 태풍 무이파가 지나갈 때는 해안도로에 주차된 차량이 부서지고, 2003년 태풍 매미때도 지하주차장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은 바 있다.

마린시티 주민들은 “해일에 무방비해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몇 년째 이런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