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호 태풍 ‘차바’ 가공할 위력…역대급 ‘물폭탄’에 실종·침몰·정전 속출

입력 2016-10-05 10:18


제18호 태풍 ‘차바’가 역대급 강풍과 물폭탄으로 제주도를 강타한 뒤 남해안을 따라 부산으로 향하고 있다.

제주시 고산에서 측정된 순간최대풍속은 56.5m에 달했고, 한라산 윗세오름에는 한때 시간당 17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이에 제주항 2부두 정박 어선서 선원으로 추정되는 남성 1명 바다로 떨어져 실종됐다.

강한 비바람에 정전피해가 제주도 곳곳에서 속출했다.

제주가 태풍 영향권에 접어든 4일 밤부터 5일 오전 4시 현재까지 서귀포시 법환동·하원동·서홍동·표선면·토평동, 제주시 구좌읍·한경면·조천읍 등 도내 곳곳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3만2천 가구는 복구가 완료돼 65.3%의 복구율을 보였지만, 1만7천여 가구는 현재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제주국제공항의 항공편은 이날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결항된다. 항공사들은 오전 10시쯤이면 기상이 좋아질 것으로 보고 항공편 스케쥴을 조정하고 있다. 결항 항공편 예약 고객들은 정기편 여유 좌석과 임시편 11편을 투입해 분산 수송할 예정이다.

제주와 다른 지방을 잇는 9개 항로 15척의 여객선 운항도 이틀째 중단됐다. 육상에서는 도로 곳곳이 침수되고, 돌멩이들이 쌓여 차량 통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통신호등들이 꺾어지는 등 시설물 피해도 속출했다.

제주시 노형동의 한 공사장에서는 타워크레인이 강풍에 쓰러져 인근 빌라 쪽으로 기울자 빌라에 살고 있던 8가구 중 6가구 주민 8명이 주민센터로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제주시 월대천이 범람하며 저지대 펜션과 가옥 등이 침수돼 관광객과 주민 수십 명이 대피했고, 제주시 한천이 한때 범람해 인근 주차장에 세워뒀던 차량 80여대가 휩쓸렸다. 산지천 하류도 범람 위기에 달해 남수각 일대 주민들에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이날 새벽부터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선 전남 여수에도 초속 30m를 넘는 강한 바람이 이어지면서 정전과 구조물 붕괴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울산과 부산 등에서도 각급 학교에 임시 휴업조치하고 하천인근 도로에 차량을 통제하는 등 태풍의 이동경로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비하고 있다.

한편 제18호 태풍 차바는 5일 오전 6시 기준 중심기압 960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39m의 강한 소형 태풍으로 제주 동북동쪽 60㎞ 해상에서 시속 40㎞ 속도로 북동진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7시 제주도 육·해상 전역과 남해 서부 먼바다, 남해 동부·서부 앞바다, 울산시, 부산시, 경남(양산시·남해군·고성군 등), 전남(장흥군, 완도군, 강진군 등) 등에 태풍경보를 발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