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막 오른 신규 면세점 경쟁…실효성 '논란'

입력 2016-10-04 18:03
<앵커>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듯이 신규 면세점 입찰에 대한 경쟁이 뜨겁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취재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산업팀 장슬기 기자 나왔습니다. 장 기자, 국내 기업들의 면세점 입찰 경쟁이 치열한데요. 하지만 면세점 사업이 예전처럼 '황금알을 낳는 사업'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기자>
네 정부 방침에 따라 신규 입찰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사실상 면세점사업이 이미 포화상태라는 지적도 많습니다. 실제 지난해 특허를 취득한 면세점들은 올 상반기 줄줄이 적자를 냈습니다.

한화갤러리아의 경우 올해 상반기 174억원의 적자를 냈고, 두타면세점은 160억원, 하나투어가 운영하는 SM면세점도 140억원의 적자를 각각 냈습니다. 이미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신규 업체가 늘어나고, 마케팅비만 증가하게 되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경쟁업체 증가로 면세점 흥행에 영향을 주는 명품브랜드 유치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됐습니다. 통상 루이뷔통과 샤넬, 에르메스 등 3대 명품을 유치하느냐가 면세점 사업 성공여부에 큰 영향을 주는 데요. 이런 출혈 경쟁은 장기적으로 국내 업체들의 협상력을 악화시키고, 오히려 해외 명품브랜드의 콧대만 높여주는 부작용이 나온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추가로 신규 면세점을 더 선정하게 되면 업계의 어려움이 더 가중되는 것 아닌가요?

<기자>
네. 현재 면세점업계는 롯데가 55%, 신라가 27%로 총 80%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특허를 취득한 면세점들을 포함해서 이번에 새로 선정되는 면세점들이 나머지 20%를 두고 경쟁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요.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지난해 입찰에서 탈락한 롯데와 SK 재승인을 위한 정부의 '무리한 밀어붙이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업계가 오랜 시간 수익성 악화를 우려했는데, 정부는 단호하게 신규 면세점 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입니다.

관세청은 K-뷰티나 한국 드라마 등의 영향으로 한류 열풍이 거세지면서, 해외 관광객들의 수요가 장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CG> 하지만 실제 지난해 서울지역의 해외 방문객은 전년보다 오히려 100만명 가량이 감소했습니다. 통상 신규 면세점 선정 여부는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정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미래 예측 만으로 중대 사업을 결정했다가 오히려 예측이 틀린 경우가 발생한 셈입니다.

업계에서 지난해 고배를 마신 롯데와 SK, 정부의 '특정 업체 밀어주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나마 이번 신규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은 기존 명동이나 동대문 등 강북권이 아닌 최근 관광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강남권을 새로운 입지로 선정했는데요. 입지적인 측면이 사업성으로 곧바로 이어질 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오히려 출혈 경쟁이 강남권까지 확산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많습니다.

<앵커>
이처럼 무리한 신규 면세점 입찰로 사업성이 오히려 악화된다면, 면세점 입찰 제도에 대한 개선이 불가피하겠네요.

<기자>
네. 특히 정부의 이런 입찰 방식에 대해서는 투명성 논란이 일었는데요. 올해부터는 기업들의 평가 점수가 공개됩니다. 평가 기준 등이 보다 명확하게 적용돼서 과도한 출혈 경쟁이 아닌, 선의의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옵니다.

<인터뷰> 최낙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특히 그동안 선정 기준이라든가 선정 절차에 대해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논란이 있었거든요. 이번에 채점 결과와 점수를 공개하기로 했기 때문에 그 동안 절차에 대한 투명성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

그래도 여전히 업계에서는 추가 입찰을 두고 의견이 엇갈립니다. 공급과잉 측면에서, 신규 면세점들이 시장에 안착할 때까지 일정 기간동안 신규 입점을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 있고요, 반대로 면세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진입 장벽을 아예 낮춰서 운영 노하우가 있는 사업자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자율 경쟁체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렇게 논란이 일고 있는 만큼, 정부는 면세점 사업의 근본적인 부분부터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과도한 출혈 경쟁이 업계의 수익 감소는 물론 오히려 해외 명품업체의 배만 불리는 꼴을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면세업계 역시 이런 환경 속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새로운 노하우를 발굴해 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합니다.

<앵커>
네. 장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