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영 탈옥 시도 “영화 흉내 냈나?”...탈옥 수법이 ‘치밀해’

입력 2016-09-28 22:21


정두영 탈옥 시도는 과연 어떻게 이뤄졌을까.

정두영 탈옥 시도 소식이 전해져 그 배경에 관심이 뜨겁다.

정두영 탈옥 시도가 이처럼 핫이슈인 까닭은 1999년부터 2000년까지 부산·경남 일원에서 9명을 잇달아 살해해 사형을 선고받고 대전교도소에 복역 중인 '연쇄살인범 정두영(47)'이 탈옥을 시도하다 붙잡혔기 때문.

28일 대전교도소에 따르면 지난달 초 정씨가 교도소 작업장 내에서 몰래 만든 사다리(높이 4m)를 이용해 삼중 구조로 된 교도소 담을 넘다가 발각됐다.

정씨는 수 m 간격으로 된 교도소 담 3곳 가운데 2곳을 뛰어넘고, 마지막 세 번째 담을 넘기 위해 시도하던 중 붙잡힌 것으로 드러났다.

철조망으로 된 첫 번째 담은 모포 등을 던져 안전을 확보한 뒤 그곳에 사다리를 걸어 넘었고, 감지센서가 설치된 두 번째 담도 사다리를 활용해 넘어섰다.

이 과정에서 센서가 울리면서 탈옥 시도가 발각됐고, 출동한 교도소 직원들에 의해 세 번째 담 앞에서 붙잡혔다.

정씨는 자동차 업체 납품용 전선을 만드는 작업실에서 몰래 탈옥 도구인 사다리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1999년 6월부터 2000년 4월까지 부산과 경남, 대전, 천안 등지에서 23건의 강도·살인 행각을 벌였다.

철강회사 회장 부부 등 9명을 살해하고 10명에게 중·경상을 입히는 등 잔혹한 범행으로 밀레니엄에 들떠있던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2000년 12월 부산고법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뒤 상고를 포기하고 현재 사형수로 수감 중이다.

정씨는 금품을 훔치다 들키면 흉기나 둔기 등으로 잔혹하게 목격자를 살해했고, 연쇄 살해 동기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내 속에 악마가 있었던 모양"이라고 말해 수사관들을 놀라게 했다.

대전교도소 관계자는 "정씨가 탈옥을 시도한 사실이 있는 게 맞다"며 "정확히 언제 시도했는지 등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