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날짜·입원실 부탁하지 마세요"··병원도 김영란법 경계령

입력 2016-09-27 10:45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학병원과 종합병원등 의료기관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청탁에 대한 경계령이 내려졌다.

27일 국립병원, 도립병원, 시립병원, 지역의료원 등을 비롯해 김영란법 적용을 받는 대학병원들은 의료진과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김영란법 교육을 시행하거나 온라인으로 관련 규정을 배포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연합뉴스>

그동안 대다수의 대학병원에서는 수술, 외래진료, 검사 등의 일정을 조정해주거나 입원실 자리를 마련해주는 일이 관행으로 이뤄졌지만, 김영란법 시행으로 이런 청탁을 금지한다는 내부방침이 세워진 상태.

병원에서 접수 순서를 변경하는 행위는 국가권익위원회가 공개한 청탁금지법 문답(Q&A) 사례집에서도 정상적 거래 관행을 벗어난 대표적 부정청탁의 사례로 꼽혔기 때문이다.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 관계자는 "대다수의 대학병원에서 수술, 외래진료, 검사 등을 받으려면 몇 달씩 기다려야 한다"며 "진료 일정을 조정하거나 입원 병상을 빼달라는 청탁이 많았는데 원칙적으로 이런 부탁을 모두 거절하겠다는 게 병원의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청탁뿐만 아니라 제약회사 직원, 공무원, 보직교수 등과의 식사, 접대, 물품제공 등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대학병원들의 공통된 교육 내용이다.

모임의 목적과 상황에 따라 허용 가능한 식사, 선물 등의 상한선이 정해져 있지만, 개별상황에 적용되는 규정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법이 시행되는 초기인 만큼 시범사례로 적발되는 일을 피하겠다는 취지다.

또 김영란법 시행으로 환자나 보호자가 의료진에게 수술, 진료 등에 대한 감사 인사로 선물을 건네는 일도 사라질 전망이다.

서울대병원은 진료실 등을 비롯해 병원 곳곳에 "김영란법을 적용받는 공공기관으로서 환자와 보호자가 제공하는 감사의 선물도 받을 수 없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부착해 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