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컬의 신’ 이승철의 목소리는 추억이고 그리움이고 설렘이다. 지난 1985년 그룹 부활의 보컬로 노래를 시작해서 이듬해 1집을 낸 그는 30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결같이 음악팬들 곁에서 숨 쉬며 각자의 추억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이승철은 26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용산구 한남동 810 한남더힐 아파트 內 더줌극장에서 30th기념 기자간담회 및 라이브 DVD 앨범 시사회를 개최했다.
이승철은 “어제 우연히 저희 막내 딸이 전화기에 있는 계산기를 두들기더니 ‘아빠, 30년이면 10680’일이라고 하더라. 그 동안 생각하지 못했는데 그런 숫자가 나오는구나 생각했다”며 “일만 시간의 법칙이란 이야기가 있다. 일만 일이 지나가니까 이제서야 노래가 뭔지, 사람과의 관계가 뭔지 느껴지는 점이 많다”고 데뷔 30주년을 맞은 소회를 전했다.
이승철은 이어 “예전에 1994년에 뉴욕에서 ‘색깔 속의 비밀’ 녹음할 때 제가 서른 갓 넘은 나이였는데, 그 때 프로듀싱을 맡았던 닐 도르프스만이 ‘음악은 50부터 제대로 하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 올해 딱 50이 됐다”며 “이제서야 DVD를 만들고, 공연을 준비하면서 알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승철은 데뷔 30년에 걸쳐 기억에 남는 세 가지 추억에 대해 “첫 번째는 부활이다. 전단지를 붙이러 다니고 악기를 직접 날랐던 첫 번째 공연이 기억에 남는다. 두 번째로는 솔로로 데뷔해서 ‘안녕이라고 말하지마’로 첫 날개를 폈을 때다. 세 번째는 제 아이가 태어났을 때가 내 인생에 가장 큰 기억이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이승철은 공연형 가수로도 한국을 대표한다. 매해 30여 차례씩 공연으로 팬과 만나는 이승철, 사람들은 그런 그에게 ‘라이브의 황제’, ‘보컬의 신’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지난 30년 동안 2000회가 넘는 공연을 펼친 이승철의 40주년까지 문제가 없어보였다.
이승철은 “공연에서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노래다. 이와 함께 지난 30여 년간 공연을 진행하는데 함께한 밴드 크루가 있다”며 “30여 명 중 27명의 크루가 나와 함께 한지 20년이 넘었다. 또 1년에 30번 콘서트를 20년 넘게 하다 보니 완벽한 팀워크가 만들어졌다. 이런 팀워크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시도와 음악적 발상이 좋은 공연을 만들어가는 비결 같다”고 털어놨다.
이승철의 데뷔 30주년 기념 투어 ‘무궁화삼천리 모두 모여랏!’은 지난 5월 21일 대전을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투어 제목 ‘무궁화삼천리 모두 모여랏!’은 이승철이 직접 지은 것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음악인으로 방방곡곡을 다니며 팬들과 가까이 호흡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이승철은 “30주년 기념 콘서트 제목이 ‘무궁화 삼천리’다. 30년 음악하면서 느낀 건 그동안 개인 콘서트를 열었고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다는 것이다”며 “그래서 이제는 거꾸로 30주년을 맞아 내 공연에 못 오신 분들을 찾아가야겠다는 의미로 ‘무궁화삼천리’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이승철은 이어 “울릉도, 마라도, 강원도 태백 등 이런 곳에 찾아가 내 공연을 보고 싶어도 못봤던 분들에게 보여드리는 무료 공연도 병행할 것이다”며 “앞으로 30년은 팬들을 찾아가는 공연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승철은 매년 30회 이상의 공연을 소화하며 정상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정말 유치한 대답이지만 팬 여러분들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모든 아티스트, 연예인들이 마찬가지인 것 같다. 많은 사건 사고가 있었지만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건 팬들이 나를 지탱해주셨기 때문일 것 같다”고 밝혔다.
한 결 같이 우리 곁에서 노래해온 이승철. 빼어난 가창력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가 되어온 지 벌써 30여 년. 매년 진행되는 한국갤럽 조사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로 항상 손꼽히는 국민 가수로도 그는 줄곧 자리를 지켜왔다. 그가 불러온 히트곡은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잊었니’, ‘마지막 콘서트’, ‘긴 하루’, ‘잠도 오지 않는 밤에’, ‘인연’, ‘그 사람’, ‘희야’,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손톱이 빠져서’, ‘소녀시대’, ‘오늘도 난’, ‘소리쳐’, ‘사랑하나봐’, ‘네버엔딩 스토리’ 등 40여 곡이 훌쩍 넘어간다.
이승철은 “가수에게 목소리는 지문과 같다”며 “기존 함께 작곡했던 작곡가와 함께 하며 세련미를 더하고, 신인 작곡가에게서 나오는 풋풋하고 신선한 음악을 만날 수도 있다. 그 노래를 이승철이 접목을 시켜서 조화롭게, 신구가 잘 어울리게 부르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9년 Mnet 대국민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1’부터 ‘슈퍼스타K6’까지 심사위원을 맡아온 이승철. ‘슈퍼스타K’의 심사위원으로 활약하면서 프로그램의 성공을 이끌기도 했던 그는 유행어를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10대 20대 위주의 시청자, 무명의 아마추어들과도 꾸준히 호흡하면서 실력 가수들의 배출에 힘을 보탰다. 이승철은 사회적 책임도 소홀히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아프리카 차드 학교 짓기, 각종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벌여가는 통일 캠페인, 기부 및 봉사 등 사회 활동도 꾸준히 병행하면서 그간 받아온 사랑을 되돌려주는 작업도 한창이다.
이승철은 “세계 최고의 K팝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에서 30년동안 음악을 하는 것 자체가 영광스럽고 행운아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음악을 하고 싶지 않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음악 외적으로 연예인 생활에는 지친 적이 있었다”며 “연예인으로 생활하기가 힘들고 책임감 있는 활동을 해야 해서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음악을 하고 싶지 않은 적은 없었다. 음악이 나를 계속 지탱해줬다”고 밝혔다.
이승철은 이어 “나는 태생적 딴따라라 이 길을 가야할 것 같다. 30년이 됐지만 아직 모자란 게 많다. 앞으로도 잘 지켜봐주시고 좋은 마음으로 바라봐줬으면 좋겠다. 좋은 일, 좋은 음악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이승철은 데뷔 30주년 기념 콘서트의 감동을 재현한 라이브 실황 DVD ‘30Years Anniversary Live Concer DVD’를 발매한다. 이번 DVD 앨범은 공연완벽주의자인 이승철이 야심차게 준비해 펼쳐 놓았던 30주년 가념 공연 당시의 모든 것을 고스란히 기록해 놓았다.
이승철은 “이번 DVD 앨범은 10월 7일 발매와 동시에 유튜브에 풀 영상을 공개할 것이다”며 “판매한다기보다는 팬들을 위해 기념으로 내는 것이다”고 말하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한편 이승철은 오는 10월 8일 수원 실내체육관을 시작으로 30주년 콘서트 하반기 투어에 돌입한다. 10월 15일 춘천, 11월 5일 성남, 12일 울산, 19일 천안, 26일 일산 등지를 거쳐 연말까지 전국 각지에서 30주년 기념 투어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