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화’, 그 어떤 막장보다 뜨겁다

입력 2016-09-23 07:52


자극의 홍수 속에서 ‘옥중화’가 빛을 발하고 있다. ‘주말극=막장’이라는 공식을 깨고 동시간대 왕좌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것.

쫄깃한 전개로 안방극장을 쥐락펴락하는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가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세간에서는 이 같은 상승세의 비결을 ‘외지부’의 등장으로 보고 있다. ‘외지부’가 스토리의 중심부로 들어옴과 동시에 쫄깃한 재판과 ‘외지부’로 변신한 옥녀(진세연 분)의 일목요연한 변론 등 보는 재미가 더해졌다는 것. 여기서 한 발 나아가 ‘외지부’의 등장은 ‘옥중화’가 내포하고 있는 주제의식까지 한층 또렷하게 만들고 있다.

‘옥중화’는 표면적으로 전옥서(조선시대 교도소)에서 나고 자란 영민한 소녀의 일대기를 그런 드라마. 이에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주인공 옥녀의 행적을 따라가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가슴 속에 뜨거운 무언가가 자리잡는다. 바로 ‘옥중화’에 짙게 깔린 ‘애민’이 선사하는 먹먹한 울림이다.

극중 옥녀는 사리사욕을 위해 백성들의 목숨 줄을 쥐고 흔드는 윤원형(정준호 분), 정난정(박주미 분), 문정왕후(김미숙 분) 등 탐욕스러운 권력자들과 대립각을 세운다. 특히 지금까지 ‘옥중화’는 쌀, 소금, 역병 등 백성들의 기초적인 삶과 관련된 소재들을 선악구도 속 갈등의 중심소재로 삼으며 권력자들의 횡포 속에 고통 받는 민초들에 연민을 드러내왔다. 나아가 36회를 기점으로 등장한 ‘외지부(조선시대 변호사)’는 억울하고 힘없는 백성들의 대변자로 ‘애민정신’의 정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지금까지 주말 드라마 시장에서는 ‘막장코드’가 흥해왔다. 현실에서는 상상조차 못할 파격적인 전개에 시청자들은 욕하면서 보는 기이한 시청 패턴을 보였고 이에 자극의 강도는 점점 세졌다. 그러나 ‘옥중화’는 막장과는 거리가 먼 주제의식과 전개 방식으로도 주말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다. 이 같은 ‘옥중화’의 상승세는 막장보다 뜨거운 선의(善意)의 힘을 증명한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이것이 ‘외지부’의 등장과 함께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잡고 있는 ‘옥중화’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옥중화’는 옥에서 태어난 천재 소녀 옥녀와 조선상단의 미스터리 인물 윤태원의 어드벤처 사극으로, 사극 거장 이병훈-최완규 콤비의 2016년 사극 결정판. 매주 토, 일 밤 10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