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에 또 지진이 발생해 국민적인 불안감이 높은 가운데, 한 누리꾼이 지진관련 이상 상황을 신속히 알릴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해 화제다.
20일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에 따르면 '이프로부족'이라는 한 개발자가 규모 4.5 지진이 난 19일 저녁 '지진나면 텔레그램으로 알림 받기'라는 글로 자신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이 개발자는 지진동이 느껴지면 최단시간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텔레그램'으로 알림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이 시스템의 이름은 ‘지진희 알림’이다.
그는 인터넷 사용자들이 지진이 나면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 게시판 중 탤런트 '지진희' 갤러리에 집중적으로 글을 올린다는 점에 착안해 이를 개발했다.
지진희의 이름 앞이 '지진'이라는 점을 이용한 일종의 언어유희를 지진 알림에 사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개발자가 19일 지진희 갤러리를 분석한 결과, 지진이 발생한 오후 8시33분에서 불과 1분이 지난 8시34분에 첫 지진 관련 글이 올라왔다. 2분이 지난 8시35분까지 지진희 갤러리에 올라온 글은 50개가 넘어섰다. 지진희 갤러리에 이렇게 폭발적으로 글이 올라오는 일은 사실상 지진이 발생했을 때 이외에는 없다.
이 개발자는 지진희 갤러리를 30초마다 검사해 1분 안에 글 20개가 올라오면 이상 상황으로 간주, 즉시 텔레그램으로 알림을 보내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이 프로그램을 이번 지진에 적용할 경우 지진 발생 후 최소 2분 이내에 이 서비스에 가입한 이들에게 '이상 상황이 발생했다'는 알림이 전해지는 셈이다.
장점은 무엇보다도 신속하다는 점이다. 국민안전처는 이날 지진 긴급재난문자를 지진 발생 12분이 지난 후에야 발송했다. 이달 12일 규모 5.8 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늑장' 발송해 호된 비판을 받았다.
물론 지진희 갤러리에 다른 이유로 글이 1분 안에 20개 이상 올라온다면 '오보'를 낼 수도 있다. 또한 지닌이 정확히 어디에서 났는지도 알릴 수는 없다.
개발자는 이런 단점이 있지만, 무엇보다 지진 관련 이상 상황을 정부의 시스템보다 빨리 알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프로그램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신분을 드러내기 꺼린 이 개발자는 언론을 통해 "지진이 일어나면 TV 뉴스 속보나 국민안전처 재난 문자메시지 보다 지진희 갤러리에 올라오는 글이 더 빠르다는 인터넷에서 떠도는 우스갯소리를 실제로 구현했다"고 개발 취지를 전했다.
그는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 우선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더 나은 해결책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