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빼는 왕서방··김 빠진 보험사 M&A

입력 2016-09-21 07:01
<앵커>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보험사들의 새 주인 찾기가, 큰 손인 중국 자본의 관심이 식으면서 흥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여기에 저금리로 인한 역마진과 자본 확충 문제까지 겹치면서 제대로 된 몸값 받기가 어려웠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민수 기자입니다.

<기자>

PCA생명 인수전에 참여한 미래에셋생명과 중국계 자본은 장부가의 절반 수준인 1500억원 안팎의 인수가격을 써냈습니다.



PCA생명이 매력이 떨어지는 매물인 것은 맞지만, 중국계 자본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이 흥행 실패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보험업계 M&A시장의 최대어인 ING생명 매각은 오리무중입니다.



현재 프로그레시브 딜, 즉 경매 호가 입찰 방식으로 4곳의 중국계 보험사, 펀드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한 달째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매각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원하는 3조원 이상이 무리수이기도 하지만, 중국계 자본의 베팅이 예전만 못하다는 게 흥행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최근 예비입찰에 돌입한 KDB생명의 경우는 인수를 희망하는 곳이 아예 하나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차이나머니 돌풍이 식은 보험사 M&A 시장에 이제 찬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인터뷰> IB업계 관계자 (음성변조)

"최근 몇년간 금융회사 M&A에서 중국계 자본이 흥행에 가장 중요한 요소였는데, 지금은 중국 내부적인 이유에서 분위기가 많이 식었다. 사실 비싸게라도 사겠다는 중국 쪽 빼고는 지금 상황에서 국내 보험회사들을 좋은 값 주고 살 곳을 찾는다는게 사실 어렵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정부가 보험사들의 상품 규제에 나서면서 해외 M&A를 위한 인수 자금 마련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보도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저금리로 인한 역마진이 커지고 있고 국제회계기준 2단계 적용에 대비한 자본 확충도 앞두고 있어, 매물로 나온 보험사들의 제 값 받기는 갈수록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김민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