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규모 5.8 지진이 발생한 경주에 또 지진이 감지되면서 대지진 전조가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역대 최고 지진 일주일만인 19일 오후 8시 33분 경주시 남남서쪽 11㎞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경주 본진에 이은 여진으로 분석된다.
규모 5.8 지진 이후 경주에서는 지금까지 399회의 여진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10분 현재 경주 여진 발생횟수를 규모별로 보면 1.5∼3.0도가 383회로 가장 많고, 3.0∼4.0도 14회, 4.0∼5.0도 2회 등이다.
경주 여진 발생횟수(399회)는 2009년부터 작년까지 7년간 일어난 지진(396회)을 뛰어넘은 것이다.
기상청은 앞으로도 여진이 계속 발생할 수 있으며, 여진으로 인한 지진동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예의주시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19일 발생한 지진이 경주 지진의 여진으로 보고 있지만,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는 다른 지질판에서 일어난 지진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삼성방재연구소 이호준 박사는 "일반적으로 본진 후에 일어나는 여진은 본진보다 1정도 작은 규모로 일어나는 것이 보통이고, 여진의 규모도 점차 줄어드는 형태로 일어난다"며 "이번 4.5 지진이 12일 경주 5.8 지진과 같은 지질판에서 일어난 지진인지를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본진과 여진이 일어난 지점들을 지도상에 그려본 후 이번 지진이 일어난 진앙지가 그 안에 위치한다면 여진이라고 볼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새로운 지진이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도 "지진이 너무 잦은 것이 심상치 않다"면서 "이번 지진이 여진인지, 아니면 다른 지진의 전진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손 교수는 이어 "한반도에서도 규모 6.5 이상의 대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자꾸 흔들리면 지반이 약해지면서 지진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진앙인 경주와 인근 도시 주민들은 스스로 비상 배낭을 싸거나 대피 장소를 물색하는 등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비상식량 통조림과 손전등, 속옷, 침낭, 겉옷, 휴지, 물, 비상금 등이 든 가방을 꾸려 현관 앞에 내놓는가하면 전투식량을 구입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