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보인 최은영‥강만수·민유성 "난 모른다"

입력 2016-09-09 17:18
<앵커>

오늘 이틀째 열렸던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는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을 비롯한 핵심 증인들이 출석하면서 열기가 달아올랐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책임 회피에만 급급했습니다.

최 전 회장은 수차례 눈물을 보이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사재 출연 질문엔 침묵했고, 강만수·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은 "모른다"는 답변으로 일관했습니다.

조연 기자입니다.


<기자>

청문회 초반은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에게 집중됐습니다.

수익성 저하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 비싼 용선료 장기 계약부터 재벌의 무능한 황제경영 논란까지 맹렬한 질문공세가 쏟아졌습니다.

최 전 회장은 수차례 눈물을 보이며 흔들리는 목소리로 "책임을 통감한다"고 답했습니다.

<인터뷰> 최은영 한진해운 전 회장
"경영자로서 도의적임 책임을 무겁게 느끼고 있으며, 또 제가 앞으로 사회에 기여할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고.. 빠른 시일내 어떠한 형태로든 사회에 기여하도록 하겠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재 출연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습니다.

최 전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유수홀딩스 지분이나 유수홀딩스의 자산으로 분류된 한진해운 본사 사옥의 반환, 또는 사옥에서 얻어가는 임대수익 등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또 이날 청문회에서는 강만수 민유성 전 산업은행 회장이 출석하면서 대우조선해양 사태에 대한 추궁도 이어졌습니다.


대우조선해양 부실경영 바탕에는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내는 등 청와대가 관여됐고, 남상태 전 사장이 내부 감사시스템을 마음대로 없애버렸지만 산은이 방관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인터뷰> 신대식 전 대우조선해양 감사실장
"당시 산업은행을 통해 청와대에서 "세명을 내려 보내려 하니 대우조선에 들어와있는 외부인사 세명이 나가야 한다"고 들었다."

두 전임 산업은행 회장은 "자신은 아는 바가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합니다.

<인터뷰> 민유성 전 산업은행 회장
"저는 그러한 내용에 대해 알지 못했다."

<인터뷰>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
"청와대로부터 인사청탁 전화를 받지 않았나?"

<인터뷰> 민유성 전 산업은행 회장
"네, 전혀 저한테 전화 없었다."

<인터뷰> 강만수 전 산업은행 회장
"법률상 대우조선이 산은 자회가 아니어서 직접 감사, 경영감독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건 제가 취중에 횡설수설한 중에..."

한편, 이날까지도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은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에 대해 여야 3당은 불출석 증인 고발 처리키로 결정했습니다.

조선해운업 부실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 개막장으로 치뤄진 청문회.

하지만 책임 회피와 정치권 포화 속 구체적 지원 방안이나 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구조조정 혜안은 찾기 어려웠고, 대우조선, 한진해운 살릴 골든타임은 지나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