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5.3 가량의 인공지진은 핵실험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폭발력으로 보면 북한이 지금까지 한 핵실험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날 오전 9시39분(한국시간)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는 오전 9시(북한시간·한국시간 오전 9시30분) 북한에서 규모 5.2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는 처음 지진 규모를 5.0으로 밝혔다가 5.3으로, 다시 5.2로 수정했으며, 곧 이어 미국지질조사국(USGS)와 중국지진센터도 각각 규모 5.3, 5.0의 지진이 관측됐다고 전했다.
우리 기상청은 지진 규모를 5.0으로 발표했다.
진앙은 북한 청진 남서쪽 84㎞ 부근으로, 핵실험장이 위치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이다. 진원의 깊이는 0㎞로 기록됐다.
우리 국방부는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핵실험 물질이나 성공 여부에 대해선 추가로 분석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USGS도 성명에서 지진 위치가 "과거 북한이 핵실험을 한 곳 근처"라며 '폭발 가능성'을 제기했다. USGS는 이어 "만약 실제로 폭발이라면 USGS는 어떤 형태의 폭발인지, 핵실험인지 아니면 다른 형태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지진센터도 이번 지진이 폭발로 의심된다고 설명했고, 일본 기상청도 이번 지진의 흔들림이 자연지진의 파형과 다르다고 밝혀 핵실험 등 폭발에 의한 인공지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월 6일 4차 핵실험을 실시했을 때도 규모 5.0의 인공지진을 발생한 바 있다.
북한이 5차 핵실험을 단행한 9일은 북한 정권수립 68주년을 맞는 날로, 북한은 '국경절' 또는 '9·9절'로 부르며 경축행사를 열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을 감행했으며, 2009년 5월과 2013년 2월 2, 3차 핵실험을 했다.
특히 이번 폭발의 위력이 지난 네 차례의 핵실험보다 크다는 분석도 나와 주목된다.
국방부 당국자는 "지진 규모가 5.0으로 파악되며, 위력은 10킬로톤(kt) 정도로 추정된다"며 "현재까지 핵실험 중 가장 큰 규모"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