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인기리에 완판됐던 안심전환대출 기억하시나요?
당시 2% 중반대의 저금리를 앞세워 정부가 적극 판촉에 나섰고, 그 결과 새벽부터 은행 앞에 고객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빚어지기도 했는데요.
문제는 그 이후 꾸준히 금리가 하향세를 탔다는 점입니다.
시장 전망에 실패한 정부 정책에 안심전환대출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조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4월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안심전환대출로 전환했던 직장인 김모씨.
고정금리와 원리금 동시 상환이란 부담에도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만을 믿고, 당분간 이어질 최저수준의 금리라 생각해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탔습니다.
하지만 1년반이 지난 지금, 김씨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금리가 계속 떨어져서 오히려 애초에 받았던 변동금리를 유지하는게 나았을 정도로 역전현상 일어났다. 속도 상하고 암담하다. 정부가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상품이어서 최저금리라고 믿고 갈아탄 것인데.."
실제로 현재 시장에는 안심전환대출 금리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즐비합니다.
신한, KB국민, KEB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의 분할상환방식 주담대(만기 10년 기준) 평균 금리는 2.6~2.7%대에 포진해 있고, 가장 낮은 상품의 경우 연 2.53%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렇다 보니 안심전환대출을 중도 포기하고, 다시 주택담보대출로 역 전환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안심전환대출 중도상환 건수는 4월말 기준 1만7135건으로 전체의 5% 이상이 이미 이탈했고, 월별 중도 상환 금액 역시 올해들어 평균 1400여억원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정부가 "서민들의 금융비용을 줄여주겠다"며 안심전환대출을 내놓았지만, 결국 대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채 오히려 비용을 전가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하는 등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40%까지 늘린다는 정책 방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합니다.
세계적으로 경기 활성화가 좀처럼 쉽지 않은 저성장 뉴노멀 시대. 정부도 좀처럼 금리 전망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대출자들의 혼란은 더 가중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