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리 "진명에게 공감하는 청춘들 안타까워" [인터뷰①]

입력 2016-09-06 11:02


수수한 매력을 지닌 한예리는 작품에서도 화려함이나 독특함보다는 일상성을 추구하는 배우다. 최근 종영한 JTBC '청춘시대'에서도 그렇고 지난 25일 개봉한 <최악의 하루>에서도 잔잔한 역할로 시청자와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청춘시대'는 외모부터 성격, 전공, 남자 취향, 연애 스타일까지 모두 다른 다섯 명의 여대생이 같은 집에 모여 살며 생기는 에피소드를 담은 드라마다. 극 중 한예리는 20대 청춘을 대변하는 윤진명 역을 맡아 디테일하고 진정성 있는 연기로 시청자의 공감을 끌어냈다.

# 진명은 하루 종일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를 번다. 남동생은 식물인간 상태다. 사랑할 여유조차 없다. 진명이 처한 상황이 극단적이긴 하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인생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많은 분이 진명에게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감사하기도 했지만,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어요. 많은 분이 진명이처럼 힘들게 살고 있고 진명이의 모습을 보면서 위로받고 있다고 하니까 마냥 좋지만은 않았죠"



# 그런 진명을 위로해준 건 다섯 명의 하우스메이트였다. 굳이 힘들다고 말하지 않아도 위로해주고, 힘내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위로가 되는 친구들이다. 그런 친구들이 있어서 진명이는 행복했을 것 같다.

"힘든 진명이에게 위로가 된 건 같이 사는 친구들이었어요. 사실 그 친구들이 진명이가 봤을 때는 철없게 보였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들의 밝고 긍정적인 모습 때문에 진명이가 위로받은 거라고 생각해요. 진명이도 그들에게 '위로해달라'고 말하지 않았고, 그들도 진명이를 위로해주려고 한 건 아닌데 서로 위로를 준거죠. 안 좋은 상황을 잊게 해주는 친구들이었죠"

# 마지막 회에서 윤진명은 재완(윤박)에게 '방황하고 있다는 것 같다'며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중국 여행길에 올랐다. 자신을 끊임없이 괴롭혔던 레스토랑 매니저에게 보복하지 못한 채로. 진명이 선택한 결말이 완벽한 해피엔딩은 아니었다. 이를 두고 '아쉽다'는 시청자가 많았다.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실생활에서 그런 일이 있었을 때 복수를 하는 일은 드물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현실적으로 잘 표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선 진명이는 그 매니저를 향한 원망보다는 자기 인생에 대한 원망이 있었어요. 어디 도피할 데도 없고 기댈 곳도 없는 상태였죠. 그래서 화가 났을 때도 매니저를 향했다기보단 자신에 대한 원망이 제일 컸을 것 같아요"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청춘시대'. 내 이야기 같아서, 주변 사람 이야기 같아서 공감할 수 있었다. 시청률은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시즌 2까지 거론될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던 작품이다.

시즌 2에서 진명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그가 지금보다는 조금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 궁금하다. 그래서 '청춘시대' 시즌 2가 나오길 고대한다.

(사진=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