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패치 한남패치 운영자 20대女 검거, 성형실패와 박탈감 때문에…

입력 2016-08-31 10:27
수정 2016-08-31 11:12


일반인들의 신상정보를 무차별 폭로해 논란이 됐던 이른바 ‘강남패치’와 ‘한남패치’ 운영자들이 잇따라 검거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SNS 인스타그램에서 강남패치 계정을 운영한 혐의(정통망법상 명예훼손)로 회사원 정모(24·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평범한 20대 여성인 정씨는 지난 5월 초 인스타그램에 강남패치 계정을 만들어 제보를 받은 뒤 다음 달 말까지 모두 100여명의 사진과 과거 경력 등 신상과 관련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다.

정씨는 주로 여성들의 사진을 공개하며 그녀가 과거 유흥업소에 종사한 경력이 있으며 스폰서가 있다는 등의 내용을 올렸다.

정씨가 올린 사진과 글이 관심을 끌면서 엉뚱한 피해자도 속출했다. 멀쩡한 직장여성이 룸살롱 출신이라며 파혼을 당하는가하면 자살기도를 한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경찰에 붙잡힌 정씨는 평소 자주 가던 강남 클럽에서 한 기업 회장 외손녀를 보고 박탈감과 질투를 느껴 범행을 시작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단역배우와 쇼핑몰 모델 일을 하다 세 달 전부터 한 회사 임시 사무직으로 근무 중인 정씨는 이후 생겨난 유사 계정인 한남패치 운영자에게 자신이 받은 제보를 전해줬다고 털어놨다.

정씨는 자신이 신상을 폭로한 이들이 특별히 피해를 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진술하면서도, 자신이 일하는 회사에는 이 일을 알리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정씨와 함께 강남패치 계정을 운영한 혐의를 받는 친구 A씨의 뒤를 쫓고 있다.

주로 남성들의 신상을 폭로했던 한남패치 운영자 양모(28·여)씨도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양씨가 2013년 강남의 한 병원에서 성형수술을 받은 뒤 5차례 재수술을 하는 등 부작용을 겪었는데, 이 일로 자신과 송사를 벌인 남성 의사가 떠올라 범행을 시작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양씨는 게시글을 내려달라는 피해자들에게 사실이 아니라는 자료를 보내 증명하지 않으면 사생활을 더 폭로하겠다는 취지의 협박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양씨는 대학 네 곳에 입학과 퇴학을 반복했으며, 현재는 뚜렷한 직업이 없는 상태다.

경찰은 양씨가 올린 한남패치 게시글을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트 4곳에 옮겨온 뒤 삭제를 요구하는 피해자에게 2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요구한 혐의(정통망법상 명예훼손·공갈미수)로 김모(28)씨도 불구속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