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규제 임박에 혼자 미소짓는 '신한금융투자'

입력 2016-08-30 16:56
주가연계증권, ELS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가 임박하면서 증권업계가 속앓이를 하고 있지만, 신한금융투자만은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증권사의 시스템 리스크로 지목받고 있는 ELS의 자체 헤지와 관련한 규제를 고려하는 상황에서 신한금융투자는 자체 헤지 비중이 현저히 낮기 때문입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말 기준 신한금융투자의 ELS 발행잔액은 7조1,000억원. 이 가운데 백투백 헤지를 하는 비중은 90% 이상입니다. 금융투자업계 평균 백투백 헤지 비중이 50%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습니다.

ELS의 운용에 있어 수익의 확대보단 안정성에 더 무게를 뒀다는 게 신한금융투자의 설명입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ELS 운용시 발생할 수 있는 손익 요소 등을 신경쓰지 않고, 고객의수익과 상품의 안정성에 집중해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백투백 헤지의 비중을 높였다"며 "최근 조기 상환 가능성을 높인 저베리어 ELS 역시 이런 맥락에서 발행된 상품"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국내 대다수 증권사들은 4~5년 전만 해도 ELS 헤지거래의 60~70%를 외국계 투자은행(IB)에 일정 대가를 지급하고 위탁(백투백 헤지)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2~3년 새 자체 헤지거래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였습니다. 수익 확대를 노리고 한 일이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ELS의 기초자산으로 주로 사용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가 급락하면서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ELS 자체 헤지의 비중이 컸던 국내 증권사 상당수가 타격을 입은 것입니다.

실제 한화투자증권과 현대증권 등은 ELS 운용 수익 악화로 인한 대규모 손실 등으로 적자를 기록하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2분기 당기순이익 288억원을 달성, 전 분기보다 32.11% 증가하며 나름 선방했습니다. 다만, 다른 증권사들과 마찬가지로 증시 호황으로 호실적을 냈던 전년 동기 대비론 57% 줄었습니다.

이런 신한금융투자 ELS 운용의 안정성은 최근 진행된 금융감독원 간담회에서도 빛을 발했습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주재한 이 자리에서 한국, NH, 현대 등 ELS 운용 및 리스크 담당 임원들이 총량규제와 신탁계정 도입 등 ELS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를 우려하는 가운데서도 신한금융투자는 홀로 당당한 모습을 보인 겁니다.

실제 이 자리에서 신한금융투자의 한 임원은 "우리는 ELS와 관련한 위험 요인이 없다"고 자신있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