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생활자금대출이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에서 주택대출을 제외한 나머지 대출(이후 '기타대출')의 잔액은 322조4,000억원으로 1년전보다 32조5,000억원 급증했습니다.
한국은행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큰 증가폭입니다.
기타대출에는 마이너스통장 대출과 같은 신용대출과 예적금 담보대출 등이 모두 포함돼 주로 가계 생활자금 대출로 분류됩니다.
특히 기타대출 증가율은 지난 2012년 10월 3.0%로 바닥을 찍은 후 매년 계속해서 증가율이 높아져 지난 5월에는 11.2%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미 2015년 7월을 기점으로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율을 추월해 높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흔히 가계빚 증가의 주 요인으로 주택담보대출을 꼽고 있지만 비주택담보대출의 매서운 증가세 역시 무시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실제 지난 5월 기준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1년 전보다 42조 6,000억원, 비주택담보대출(기타대출) 증가액은 32조5,000억원으로 비주택담보대출의 증가규모가 주택대출에 못지 않은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비주택담보대출의 증가가 최근의 경기부진 상황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마이너스 통장 대출의 경우 카드대금 지급과 월급 수령 간의 시차를 메우기 위해 주로 사용돼 생활비 명목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가계의 생활비 지출이 늘었거나 소득여건이 어려워졌다는 뜻입니다. 또 퇴직자들이 자영업으로 내몰리면서 퇴직금 등의 목돈으로 창업을 한 뒤, 운전자금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비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하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입니다.
한국금융연구원 임진 연구위원은 "주택담보대출은 주택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겠지만, 신용대출과 같은 비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자영업 경기나 전반적인 소득여건의 영향을 주로 받기 때문에 이부분이 개선되지 않으면 사실상 신용대출 증가를 억제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신용대출 자체는 그 한도가 크지 않지만 주로 저소득층이 많이 이용하는 만큼 다중채무에 따른 신용악화가 우려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런 가운데 정부와 한국은행은 범정부 가계부채 대책을 추가로 마련해 25일 발표합니다. 이번 대책에는 아파트 집단대출과 2금융권 풍선효과에 대한 대책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