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단어 무한 지배자’ 저자 제레미 리(사진 = 비욘드올;다산북스)한글만 알면 순식간에 영단어가 외워지는 ‘보카텔링 자동인식 암기법’(이하 보카텔링)이 교육계와 출판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카텔링의 원리를 소개한 ‘영단어 무한 지배자’(이하 단무지, 비욘드올; 다산북스)의 저자 제레미 리(Jeremy Rhee)는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본지 인터뷰에서 ‘꼴찌’에서 고등학교 수석과 서울대 합격을 이룬 비화를 소개했다.
그가 개발한 ‘보카텔링’은 ▲이미 알고 있는 외래어를 통한 1000 영단어 자동암기 ▲‘멋진 패션(fashion)으로 매혹해(fascinate) 볼까’와 같이 쉬운 단어로 어려운 영단어를 자동 인식시키는 2000 영단어 도미노식 암기 ▲‘테라스, 보이스피싱’처럼 익숙한 외래어로 어원을 쉽게 풀어내는 2000 영단어 싹쓸이 암기 등 5000 영단어를 단숨에 끝내는 영단어 암기법이다.
저자는 “한번 읽기만 하면 이미 아는 단어로 착각할 만큼 머릿속에 자동으로 인식되고 쉽게 기억되는 영단어장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책을 집필하게 됐다”고 밝혔다. ‘보카텔링’에 대해서는 “기존의 스토리텔링 암기법과는 차원이 다른 신개념 암기법”이라며 “사람의 뇌가 각 영단어를 가장 쉽게 인지하고 암기하도록 하는 최적의 맞춤형 해설”이라고 강조했다.
전교 꼴찌 ⇒ 서울대 입학… 어떻게 가능했나
저자는 본래 우등생은 아니었다. 제 나이에 초등학교에 입학했지만 학업을 따라가지 못해 중퇴 후 1년 뒤 재입학했다. 중학교 때는 거의 전교 꼴찌를 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중학교 영어수업 도중 혹독한 망신을 당한 뒤 남다른 투지로 공부를 시작했고, 스스로 발견한 영단어 암기법을 통해 고등학교 수석 입학과 서울대 합격을 이뤄내며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우연히 ‘우리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외래어를 연계시키면 쉽게 영단어가 암기되고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또 ‘엄마(mam/mom) 젖을 먹는 포유동물(mammal)’처럼 쉬운 영단어를 이용해 어려운 영단어가 쉽게 외워지는 걸 깨닫고 날아갈 듯 신났죠.”
대입을 위해 영단어 5000개를 외워야 하는 현실에서 저자는 한글과 스토리텔링에 주목했다. 차이점은 기존 스토리텔링이 ‘지하철(subway) 타고 학교(school) 갔다가 도서관(library) 갔다’는 식으로 영단어의 유기적 연계성을 무시한 채 단어만 나열한 수준인 반면, 보카텔링은 한 번만 읽어도 이미 아는 단어처럼 뇌 속에서 자동 인식되는 획기적인 기법이라는 것이다.
‘단무지’는 사람들이 가장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짧은 한글 해설로 영단어를 풀이했다. 짧은 한글예문 속에 쉬운 영단어와 유사한 어려운 영단어를 함께 배열해 뇌가 바로 인지하고 암기할 수 있는 학습툴을 마련했다. 또 만화캐릭터, 보이스피싱, 스타크래프트 등 1000개 이상의 외래어와 영단어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뇌가 영단어를 곧바로 흡수하도록 고안했다.
이외에도 사람 뒤에 따라다니는 리어카(rearcar) 같이 너무 익숙해서 영어인지 인식하지도 못하는 수많은 외래어가 영단어임을 부각시켜서 뇌가 자동으로 영단어를 이해하고 암기하도록 했으며, 다소 어려운 그리스어, 라틴어 어원을 한글로 쉽게 풀어내 뇌가 스트레스 없이 어원에 기초한 영단어까지 습득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기획한 점은 흥미롭기까지 했다.
▲ ‘영단어 무한 지배자’ 시리즈(사진 = 비욘드올;다산북스)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암기되는 영단어장 자부”
제레미는 “기존 영단어 교재들이 제 기능을 발휘했다면 나는 절대로 ‘영단어 무한 지배자’를 저술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글 연상 암기법’ ‘기출 빈도순 영단어 암기법’ ‘영영사전이나 영어 예문을 통한 영단어 암기법’ ‘어원에 기초한 영단어 암기법’ ‘영단어 암기용 어학기기’의 한계와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단무지’의 기획과정과 저술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단무지’를 기초 영단어교재로만 보는 시선에 대해 유쾌하게 해명했다. 그는 “책의 어휘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뒤편의 색인(index)을 먼저 보라”며 “처음에 색인을 보면 분명히 모르는 단어들이 많아 보였는데 막상 책 본문을 보다보면 모르는 단어가 별로 없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바로 보카텔링의 마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초중고 각 단계별로 필수 어휘는 물론 고급 어휘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는 영단어 교재를 이처럼 쉬운 영어교재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그동안 학생들을 그토록 괴롭혀온 영단어 암기의 어려움을 획기적으로 해소시킨 마법의 암기장을 내 손으로 만들어냈다는 강한 자긍심을 느낀다”며 “너무 쉽게 외워지니까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저자는 카페 유리창 너머 세종대왕상을 바라보며 말했다.
“세종대왕은 한글 창제 후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열흘이면 한글을 배울 수 있고 지혜로운 사람은 아침이 끝나기 전에 깨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단무지’가 지혜로운 사람은 일주일, 어리석은 사람도 한 달이면 끝낼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암기되는 영단어장이라고 자부한다.”
마지막으로 향후 활동계획과 관련해 그는 “영어를 처음 시작하는 아이들에게는 강압적인 주입식 공부가 아니라 영어공부에 재미를 붙일 수 있는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education + entertainment)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 ‘영단어 무한 지배자 토익편’을 비롯해 누구나 쉽게 익힐 수 있는 영문법 교재들을 내놓을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