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준비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그 준비 단계로,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증권 지분을 사들여 지배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금융지주사 전환까지는 법 개정 등 적지 않은 걸림돌이 남았습니다.
김민수 기자입니다.
<기자>
삼성생명이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증권 지분 약 8%를 사들이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은 삼성증권 지분 약 20% 가량을 확보하게 됩니다.
이같은 행보가 주목을 받는 것은 꾸준히 제기돼 온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가능성 때문입니다.
금융지주회사가 되려면 자회사의 지분을 30% 이상 보유하고,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번 지분 매입으로 30%선에 한발짝 더 다가간 겁니다.
삼성생명은 지난 1월에도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카드 지분을 모두 사들여 지분율을 71%까지 올린 바 있습니다.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이번 지분 매입을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전초전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생명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난관을 넘어야 합니다. 먼저 15%대에 불과한 삼성화재 지분을 추가로 15% 가까지 더 사야 합니다.
무엇보다 야당과 시민단체가 '삼성 특혜'라며 반대하고 있는 중간금융지주회사법이 국회를 통과해야 합니다. 여소야대 구도에서 통과를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삼성생명이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분리되면 자본이 크게 줄어든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국제회계기준 2단계 적용을 앞두고 대규모 자본 확충이 필요한 시점이라 부담이 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금융지주회사가 되려면 현재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7.21%도 지분율을 5% 이하로 낮춰야 합니다. 이 부분도 삼성전자에 대한 삼성생명의 지배력이 약해진다는 측면에서 삼성그룹 차원의 고민이 필요합니다.
금융권에서는 불리한 정치 지형과 남아있는 과제들을 살펴볼 때 , 삼성의 금융지주사 설립이 속도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민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