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③ "사내 유보금 사용, 기업에 맡겨야"

입력 2016-08-16 19:32
<앵커>
사내 유보금 과세 문제에 대해 계속해서 산업팀 임원식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임 기자, 먼저 환원된 금액이 어느 정도 되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소득 환원 명목으로 기업들이 신고한 금액은 약 140조 원에 이릅니다.

일반 투자가 100조8천억 원, 배당이 33조8천억 원 정도인데요.

눈에 띄는 점은 임금 증가액이 4조8천억 원에 그쳤다는 겁니다.

배당과 달리 임금은 보통 한 번 올리기 시작하면 계속 올려야 하는 경향이 있는데 여기에 기업들이 큰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정부가 내년부터 배당보다는 임금을 올리는 기업에 가중치를 높여 세금을 덜 매기겠다는 개정안을 내놓은 것도 이같은 이유에섭니다.

<앵커>
사내유보금 과세로 얻은 효과가 기대보다 미미한 모양이군요.

그런데도 규제는 더 강화됐다, 기업들 부담만 커질 것 같은데 어떤가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개선도, 완화도 아닌 '없어져야 할 법'이라는 게 기업들의 솔직한 마음입니다.

'사내유보금' 하면 당장 기업들마다 곳간에 엄청난 현금을 쌓아둔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실제 들여다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1990년과 지난해, 전체 자산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 그래프인데요.

우리 기업의 경우 평균치가 6.1%였는데 지금은 3.5% 정도입니다.

같은 기간 3.9%에서 7%대로 높아진 미국 기업들과 대조적이죠.

또 요즘 같은 불황에 일반 가정에서도 미래에 대비해 씀씀이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게 상식일 텐데요.

기업이라고 해서 예외일 수 없겠죠.

불확실한 미래, 부채를 줄이고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데 쓰여져야 할 돈을

정부가 세금까지 매기며 줄이라고 강요하는 건 억지라고 볼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앵커>
정치권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답답해 할 것 같은데요.

사내유보금 과세를 더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처음 이 법을 만들 때 3년 동안 한시적으로 시행하겠다고 했는데 여소야대 정국에서 지켜질 수 있을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불황의 고통을 분담하라는 취지에는 기업들도 공감합니다.

다만 유보금 쓰임에 대해 정치권까지 나서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게 과연 옳은 것인지는 의문이라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
"사내유보금 처리에 있어서는 기업의 처리에 대한 재량권을 인정하는 게 합리적인 방향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주들이 어떠한 방향으로 사내유보금을 처리하길 원하는지, 더 많은 배당을 원하는 것인지 혹은 투자 내지는 임금 인상으로 원하는 것, 결국 이것도 주주들에 의해 결정될 수 있는 것입니다."

<앵커>
사내유보금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에 관련해 산업팀 임원식 기자와 얘기 나눴습니다.

임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