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는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가 완화돼도 한국전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증권업계는 이번 여름철 한시적 누진제 완화 결정으로 한국전력의 연간 영업이익이 4천억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 측 추산은 4천200억원이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당초 국회에서 추진하던 안이 현실화될 경우 1조∼4조원의 손실이 예상된 점을 고려하면 한전 입장에선 비교적 긍정적인 안"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전력의 연간 영업이익이 1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누진제 개편이 한국전력의 주가나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봤다.
이종형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간 주택용 전기판매 매출액 4천억원 감소가 한국전력에 미칠 수 있는 최대 영향"이라며 "이는 곧바로 영업이익 감소로 연결되지만 올해 예상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2.5% 수준에 불과해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평균단가를 5% 내려도 주택용 전력판매량이 5.3% 늘어나면 단가 인하 영향이 100% 상쇄된다"고 분석했다.
주택용 전력판매 수익의 비중이 낮은 데다 전력소비가 증가해 단가 인하에 따른 매출 감소분을 상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작년 기준으로 주택용 전력판매 수익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8%(8조1천162억원), 전체 전력판매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0%에 불과하다.
정부는 이번 한시적 방안 외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전체적인 전기요금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대폭적인 요금 인하를 단행하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윤희도 연구원은 "우리나라 전기요금이 원가 대비로는 싸다고 말할 수 없다"면서도 "정부가 전기요금을 내리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온실가스 배출, 미세먼지 저감 등 늘어날 비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대체로 한국전력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종전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