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 등원하던 아이가 통학차량에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CCTV 확인결과, 인솔교사가 있었지만 차량 뒤에 홀로 서 있는 아이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0일 오전 9시 15분께 전남 여수시 미평동 한 어린이집 앞에서 박모(2)군이 자신이 타고 왔던 12인승 어린이집 차량에 치여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당시 통학차량은 어린이집 원장인 송모(56·여)씨가 운전을 했고 차 안에는 인솔교사 1명과 박군을 포함해 모두 10명의 어린이가 타고 있었다.
어린이집에 도착한 송씨는 차량 왼쪽이 어린이집 입구를 향하도록 차를 대고 아이들을 하차시켰다. 평상시에도 이런 식으로 차를 대고 인솔교사가 아이들을 내리게 하면 어린이집 안에 있던 교사들이 나와 아이들을 맞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인솔교사의 책임 아래 아이들이 모두 내린 것을 확인한 송씨는 차량을 후진했지만 뒤에 있던 박군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차에서 내린 9명의 아이는 인솔교사를 따라 차량 오른쪽 문으로 내려 차 앞을 돌아 어린이집으로 들어간 상태였다.
경찰이 공개한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당시 박 군만이 홀로 차량 뒤쪽에 서 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제자리에 서 있던 박군은 통학차가 후진하자 놀란 몸짓으로 급하게 뒷걸음쳐보지만, 차량 뒤범퍼에 가슴 부분을 정면으로 들이받혔다.
경찰이 차량 뒷부분을 비추는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차량 뒤쪽으로 돌아온 아이는 박군이 유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따라서 나머지 9명의 어린이는 차량 앞쪽으로 돌아 인솔교사와 함께 어린이집으로 들어간 것으로 판단했다.
사고 당시 운전자 송씨는 아이들이 내려 어린이집 안으로 모두 들어간 것으로 판단하고, 다른 아이들을 태우러 차를 후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일단 송씨에게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고 사람이 있는 것을 확인하지 않고 출발한 이유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운전자가 차량 뒷부분을 확인하지 않고 후진해 발생한 것이 이번 사고의 개요"라며 "정확한 사고 원인과 인솔교사의 과실 여부 등은 CCTV 분석과 관계자 조사를 모두 마무리해야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