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시대’,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은 이 드라마 뭐지

입력 2016-08-11 11:27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 박연선 작가의 감성 필력이 이번에도 통했다. 청춘 5인방의 대사들은 마치 나의 마음을 들킨 것 같은 공감을 사며 진한 여운을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시청자들의 감성과 공감을 저격한 어록을 돌이켜봤다.

◆ 한예리, “죽을 만큼 노력해서 평범해질 거야.”
윤진명(한예리)의 목표는 단 하나, 회사원이 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소박한 꿈일 수도 있겠지만 진명의 현실에서는 죽을 만큼 노력해야 하는 것, 그리고 희박한 가능성에 기대야 하는, 닿지 않는 꿈같은 것이었다. 진명에게도 “특별한 운명을 타고났고 남다른 삶을 살거라 믿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식물인간이 된 동생과 사채 빚을 떠넘긴 엄마 때문에 평범한 삶 조차고 꿈꾸지 못하고 연애도 사치가 된 삶 속에서 발버둥치고 있다.

◆ 한승연, “이제 그만 궁금했으면 좋겠어. 그 사람도 내 생각을 하는지.”
정예은(한승연)의 거부, 분노, 우울, 타협, 수용의 이별 5단계는 이별의 심리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남친이자 ‘나쁜 놈’ 고두영(지일주)을 만나는 동안 정예은(한승연)의 자존심은 바닥이었다. “망할 놈의 새끼”와 헤어져야 하는 이유는 수만 가지였지만, 그를 사랑한다는 한 가지 사실을 이기지 못했다. 이별을 결심하고도 자꾸만 생각나는 그 사람. 언제쯤 “내가 좋아하는 것보다 나를 더 좋아해 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예은의 희망이 이뤄질 수 있을까.

◆ 박은빈, “어젯밤엔 몽정도 했어. 꿈속에서 내가.”
“소개팅, 미팅에 영혼을 팔아서 동정을 떼고야 말겠다”며 입만 열면 19금이 난무하지만, 현실은 계속 모태솔로인 송지원(박은빈)은 여자들끼리만 모이면 한 명쯤 있을 것 같은 인물이다. 남자에 대해 박학다식하다고 자부하지만 이론은 이론일 뿐, 까딱하면 천연기념물로 남을 것 같다. “음기가 장난 아니다. 공부가 안돼서 야한 생각이 나는 건지, 야한 생각이 나서 공부가 안 되는 건지”라는 지원의 엉큼한 19금 본능은 유쾌한 공감을 일으키고 있다.

◆ 류화영, “질투 나게 만들어서 싫어”
누가 봐도 아닐 것 같은 대상에게 질투와 시기를 느껴본 적이 있는가. 완벽한 외모와 몸매로 여러 남자들을 거느리며 취업 전선의 최후방에서 “한 번 사는 인생 폼나게 살고 싶은” 강이나(류화영)에게도 부러움의 대상이 있었다. 가난하고 까칠하고 볼품도 없는 윤진명이다. 죽자 사자 열심히 살면서 고작 회사원이 꿈이라는, 찢어질 듯 가난해도 헤프거나 막된 돈은 받지 않겠다는 진명을 바라보며 이나는 본인 스스로에게 질투의 썩은 냄새를 느꼈다.

◆ 박혜수, “사람들이 나와 다를 거라 생각했다. 나는 오만했다.”
소심한 유은재(박혜수)에게 새로움은 늘 그렇듯 두려움이다. 셰어 하우스에 입성한 첫날부터 고난의 연속이 시작됐고 새로운 사람들과의 적응은 쉽지 않았다. 결국 “조금만 더 친절해주지, 조금만 더 잘해주지”라며 홀로 울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나만 참는 것은 아니었음을, 말해도 소용없을 거라 생각했던 것은 지레짐작이었음을 알게 됐다. 더 넓은 사회에 첫 발을 디딘 20살 청춘들에게 소통의 중요함을 이야기한 은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