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북으로 전락한 지크, KIA 도약의 걸림돌 되나?

입력 2016-08-09 03:57
▲KIA 지크는 7월 이후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사진=KIA 타이거즈)
팀 도약의 걸림돌로 남게 되는 것일까?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지크 스프루일이 최근 동네북으로 전락했다. 지크는 올 시즌 23경기에 등판해 122이닝을 소화. 8승 11패 평균자책점 5.61을 기록 중이다. 외형적인 기록만 놓고 보면 외국인 투수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문제는 7월 이후 극도로 나빠졌다는 것이다.

6월까지 지크는 16경기(구원 1경기)에 등판해 89.2이닝을 소화. 7승 7패 평균자책점 4.12를 기록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KIA 선발의 든든한 한 축이었다. 특히 시즌 초반 양현종이 흔들렸고, 윤석민이 부상으로 일찌감치 전력에서 이탈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헥터와 함께 선발 마운드를 지켜냈던 지크였다. 그리고 전반기까지는 KIA의 3선발로 충분히 좋은 역할을 소화해냈다.

하지만 7월부터 이상 조짐을 보이더니 어느 덧 동네북으로 전락했다.

7월 이후 7경기에 등판해 32이닝을 소화하며 1승 4패 평균자책점 9.84로 최악의 후반기를 보내고 있다. 특히 피안타율과 평균자책점을 매월 급상승하고 있다. 6월 0.252를 기록했던 피안타율은 7월 0.359에 이어 8월 현재는 무려 0.513을 기록하며 대책 없는 투수가 됐다. 평균자책점 역시 6월 4.55에서 7월에는 7.56으로 3점 이상이 상승했다. 8월에는 무려 18.00을 기록 중이다.

7월 5경기 중 2경기는 2실점으로 호투를 했으나 나머지 3경기 모두 5실점 이상의 피칭으로 부진했다. 8월 역시 2경기 모두 7실점 이상을 기록. 최근 팀의 상승세의 찬물을 끼얹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더 이상 외국인 선수 교체를 할 수 없는 시점이 됐다. 따라서 새로운 선수의 영입이라는 것은 사라진 카드다. 그렇다고 2군으로 내리는 것도 팀 사정상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올 시즌 KIA는 사실상 고정 선발 3명으로 전반기를 버텼다. 또한 후반기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윤석민과 임준혁의 부상으로 4-5 선발 자리는 매 번 유동적이었다. 다시 말해서 양현종-헥터-지크는 선발 로테이션을 굳건하게 지켜줬으나 남은 자리는 지난 시즌처럼 돌려막기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4-5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전쟁을 하는 KIA의 입장으로는 지크는 2군으로 내릴 수가 없다.

홍건희가 복귀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지크가 떠난다면 이전과 상황은 동일해질 뿐이다. 게다가 아직 홍건희는 100% 신뢰를 할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

따라서 팀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황을 만나게 됐다. 당장 선발로 뛸 투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지크는 꾸준히 로테이션에 포함해야 한다. 그런데 좋은 흐름을 끊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불안할 수밖에 없는 카드다. 게다가 지크가 조기에 무너지는 일이 잦아지면서 불펜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고, 타자들은 많은 점수를 추격해야 하기에 부담이 되긴 마찬가지다.

현재로써는 뚜렷한 방법이 없다. 다만 지크가 스스로 지금의 부진을 극복해내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과연 지크는 부진에서 탈출하며 팀의 순위경쟁에 새로운 동력이 되어줄지, 아니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민폐 캐릭터가 될지, 관심 깊게 지켜볼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