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윤진희, ‘은퇴 후 복귀’ 값진 동메달…남편 원정식에 안겨 ‘눈물펑펑’

입력 2016-08-08 12:00


‘주부역사’ 윤진희(30·경북개발공사)가 남편 원정식(26·고양시청)과 함께 동메달의 감격을 만끽했다.

윤진희는 8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 센트루 파빌리온 2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여자 53㎏급 역도 결승에서 인상 88㎏, 용상 111㎏, 합계 199㎏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는 10일 남자 69㎏급 경기를 치르는 남편 원정식은 윤진희의 만류에도 이날 경기장에 나와 경기를 지켜봤다.

그는 “감격스러운 장면을 못 볼 뻔했다”며 “아내가 필리핀 선수(디아스 하이딜린)와 3위 싸움을 하고 있었다. 아쉽게 메달을 놓치는 줄 알았는데 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5초 동안 정신이 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윤진희는 디아스 하이딜린의 합계 기록 200㎏에 불과 1㎏ 차이로 뒤져 4위로 밀려났지만, 리야준(중국)이 실격 처리되면서 동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윤진희는 “하늘이 동메달을 주셨다”며 남편 원정식의 품에 안겨 눈물을 훔쳤다.

2012년 은퇴하고 딸 원라임, 라율은 얻은 윤진희는 남편 원정식의 권유로 현역에 복귀했다.

원정식은 “아내의 재능이 너무 아까웠다. 내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부상을 당한 뒤 재활을 시작하면서 아내에게 '우리같이 하자'고 권유했는데 이런 기적이 일어났다”고 감격해 했다.

이어 “아내가 2015년 부상을 당해 무척 힘들어했는데 소속팀이 달라 떨어져 지내야 했다. 잘 견디고 올림픽에 나선 아내가 정말 대견하다. 동메달 획득을 정말 축하한다”고 덧붙였다.

원정식은 “나는 메달권에 근접한 선수는 아니지만, 아내처럼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은가. 내 개인 최고 기록을 목표로 10일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