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11] - 김동환의 시선 <-40달러>

입력 2016-08-03 13:43

[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대안금융경제연구소장)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40달러' 입니다.

오늘 새벽 마감된 뉴욕시장에서 지표역할을 하는 서부텍사스 중질유 9월 인도 분 기준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40달러선 밑으로 왔습니다.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40달러선을 깨고 내려온 거라 유가의 향배에 다시금 전 세계 금융시장이 주목을 하게 됐습니다.

저유가는 상승세이던 미국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다우지수는 오늘 새벽까지 7영업일 째 하락했고 나스닥도 일단 상승 랠리를 접는 모습이 나왔습니다.

기억을 올해 초로 한번 돌려보시죠.

연일 추락하는 국제 유가는 그야말로 세계 금융시장에 어둡고 음습한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러시아, 브라질 같은 나라들의 디폴트 리스크가 부각되고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산유국들 마저 그 재정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오면서 이 저유가가 결국 세계 경제를 또 한바탕 위기로 몰아갈 것이라는 분위기 때문에 전세계 주식 시장이 공포스러운 겨울을 났습니다.

기승전 유가라는 얘기를 할 정도였습니다.

사우디, 러시아를 비롯한 주요 산유국들이 이대로 안되겠다고 나서서 미흡하지만 증산을 하지 않겠다는 발표를 했고 미국의 셰일오일 업체들은 적자를 감당 못하게 되자 시추공들을 닫기 시작했습니다.

떨어진 가격이 결국 공급을 줄인 겁니다. 그러나 과연 이것 때문에 추락하던 국제유가가 급하게 반등을 하고 글로벌 위험 자산이 다시 활기를 띠었을까요?

증거를 댈 수는 없지만 금융시장의 전문가들은 2월 하순에 있었던 G20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 연석 회의 때 다가오는 위기의 예봉을 꺾기 위한 주요국 간의 공조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고 봅니다.

회의 직후에 연준은 금리인상을 늦추겠다는 강력한 싸인을 시장에 줬고 중국은 과감한 재정정책과 금융시장안정을 위한 조치를 공언했습니다. 물론 유럽중앙은행, 일본은행도 추가적인 양적 완화 카드를 예고했습니다.

당연히 눈치 빠른 투자가들은 이런 분위기를 십분 활용해 추락하던 유가를 비롯한 전세계 위험 자산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선회하면서 올 상반기를 전형적인 전약후강의 장세로 이끌었던 겁니다.

사실 유가는 이들 적극적인 투자자들에게 일종의 안전판이었습니다. 급등을 반복하면서 50달러대까지 왔음에도 흔들림 없이 그 자리를 지켜줬기 때문입니다.

만약 말씀 드린 대로 국제적인 공조가 있었다면 그건 1차적으로 국제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한 것이고 2차적으로 미국 경제를 위시한 세계 경제의 회복을 위한 시간을 좀 벌어보자는 심산이었을 겁니다. 그냥 두면 공멸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6개월이 흘렀습니다. 자산 가격은 소기의 목표를 달성한 듯 많이 올라와 있습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미국의 성장세는 실망스럽고, 유럽에서는 브렉시트가 터졌고, 위안화는 여전히 약세고, 엔화는 아베 총리가 돈을 풀겠다고 호소를 해도 강세입니다.

그리고 어느덧 경제를 위한 공조의 시간은 가고 정치를 위한 투쟁의 시간이 왔습니다. 미국 대선 전에서 터져 나오는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의 슬로건은 공조주의자들의 설 자리를 앗아가고 있고 남 중국해를 사이에 둔 미-중간의 갈등과 사드 배치문제는 이런 변화의 상징물들입니다.

역사는 반복됩니다. 화합이 있으면 갈등이 있고 투쟁이 있으면 승복이 따릅니다. 지금이 어느 시점인지 40달러 아래로 다시 돌아온 국제 유가를 보면서 가늠해 보게 됩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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