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증상, 거품 물어야만 발작? “의식 없이 동작 수행하기도”

입력 2016-08-02 12:02


부산 해운대에서 무려 17명의 사상자를 낸 교통사고 운전자가 ‘뇌전증’ 환자로 드러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뇌전증이란 뇌 신경 세포가 흥분하는 병을 일컫는 것으로, 뇌 신경 세포가 손상된 뒤 외부의 특별한 자극 없이도 뇌가 흥분상태에 들어가게 되는 것을 말한다. 예전에는 ‘간질’이라는 용어가 일반적이었으나, 이 용어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학계에서는 ,뇌전증,으로 고쳐 쓰고 있다.

뇌전증의 주요 증상은 ‘발작’이다.

보통 짧게는 10초, 보통은 3분, 길게는 십여 분 정도 지속한다.

동아대병원 신경과 김상호 교수는 “우리가 흔히 발작이라고 하면 입에서 거품을 물고 쓰러지는 것을 생각하는데 이런 '대발작' 증상 외에도 '복합 부분발작'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복합 부분 발작은 환자가 의식을 잃지만, 기존에 하고 있던 동작을 계속 수행 한다든지 멍하게 서 있는다든지 하는 것을 말한다. 신체가 경직되는 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김 교수는 “이번 사건의 경우 운전자가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도 운전했다고 진술하는 점을 보아 복합 부분발작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복합 부분 발작 전 운전을 하고 있었다면 발작이 일어난 후에도 운전을 계속하다가 의식이 돌아온 뒤 '어 내가 여기 왜 이러고 있지'라는 생각을 하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복합 부분발작을 한 환자들의 경우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걷는 동작을 반복하다가 정신을 차리는 경우가 많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뇌전증 발작은 특별한 유발 요인 없이 두 번 이상 나타나면 약물치료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진다.

뇌전증 환자의 30% 정도는 약물치료로 증상이 조절되지만, 약물치료를 중단하게 되면 재발하고, 약 20% 정도는 약물치료 중에도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발생한 해운대 교통사고는 푸조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를 덮치고 6대의 차량을 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여름휴가를 온 모자와 길을 건너던 중학생 등 3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부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