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볕이 내리쬐는 한낮, 삼성전자 디지털시티.
반바지 차림으로 다니는 '삼성맨'들이 곳곳에서 포착됩니다.
'스타트업 삼성' 선언과 함께 허용된 반바지 패션.
불과 10년 전만 해도 '삼성맨' 하면 말끔한 정장 차림의 이미지가 떠오르곤 했는데요.
여전히 어색한 듯 하면서도 막상 직원들 대부분은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인터뷰] 조성환 / 삼성전자 직원
"반바지 제도가 도입돼서 여름에 되게 더웠는데 시원하게 근무하면서 능률도 오르는 거 같고..."
반바지 패션이 갖는 의미가 단순히 실용성과 편의성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주목할 점은 '관리의 삼성'이 그 동안 당연하게 여겼었던 '틀'들을
하나, 둘 깨부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열대우림의 정글을 방불케 하는 IT 생태계 속에서 살아 남으려면
애플과 구글이 그렇듯 창의적·수평적 조직 문화 조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
직급을 보다 단순화 하면서 직원간 호칭은 'OOO님' 식으로 바꾸고
불필요한 야근을 없애고 회의나 보고도 간단명료하게 하겠다고 한
삼성전자의 결단은 어쩌면 생존을 위해 진작 했어야 할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런 점에서 반바지 패션은 '삼성맨'들에게 시원함 그 이상의 가치를 가져다준 듯 합니다.
[인터뷰] 이동훈 / 삼성전자 직원
"(회사가) 변화하려고 노력한다라는 걸 내부에서도 좋게 바라보는 것 같고요.
최고 경영진들도 실무 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많이 생각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1등 기업'의 자리보다는 도전과 실험의 '벤처 정신'으로 재무장 하겠다는 삼성.
과연 어떤 '뉴 삼성'을 그려낼 지 자못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