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13]
박문환의 머니칼럼
출연: 박문환/ 하나금융투자 청담금융센터 이사
- Bail-in은 잠시 폐기 될 것
이번 주에는 FOMC회의도 있고 금정위도 있습니다.
그것도 중요하겠지만 당장 발등에 떨어진 이벤트라면 29일에 유럽 금융권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의 발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왜 중요한 지 아시죠?
지난 주 20일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당연히 이탈리아의 은행들은 통과되지 못할 것입니다.
아무런 대책 없이 통과되지 못한다면 금융 경색이 다시 올 수도 있으니까 매우 중요한 이벤트가 될 수 있는 것이죠.
어디부터 설명을 드릴까요?
미국이 이번 위기의 진원지였지만 미국은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을 함께 쓸 수 있었기 때문에 위기로부터 먼저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유로존의 경우 ECB라고 하는 통화 공통체 안에 있었기 때문에 개별적인 통화 정책을 쓸 수 없었습니다.
결국 유럽에서는 위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오로지 재정 정책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국가의 곳간이 파산하는 소위 <재정 위기>의 모습으로 전이되었던 것이죠.
유로존의 지도자들은 <재정 위기>가 또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하고 색다른 제도를 만들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제도였습니다. 대략 6개월 전부터 시행되었지요.
Bail 이라는 말은 구제한다는 의미입니다.
외부 자금을 통해서 구제하면 Bail out이고 내부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Bail in입니다.
Bail -in 제도는 말 그대로 은행에 문제가 생기면 국가 재정을 투입하지 않고 은행 내부에서 모두 해결하자는 것이었지요.
요즘 <코코 본드> 발행량이 무척 많아지고 있지요?
이것도 결국은 은행에게 위기가 생겼을 때 내부적으로 해결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특수한 목적을 가진 채권입니다.
위기가 커져서 자기자본 비율이 일정 부분 아래로 하락하게되면 채무를 즉시 자본화하거나 혹은 아예 은행의 채무가 유예되거나 심지어 채무 자체가 소멸 될 수도 있는 권리가 은행에게 부여된 고약한 채권이지요.
좀 쉽게 설명드리자면 은행이 돈을 빌리고 나서 힘들어질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럼 돈으로 갚지 않고 주식을 발행해서 준다던가, 혹은 일정 기간 다시 정상화될 때까지 이자 지급을 중단하는 등의 여러 가지 조치가 가능한 것이 코코본드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걸 누가 사줘야 말이죠.
코코본드를 부실규모가 이미 공론화된 <방카 몬테>가 발행한다면 시청자 여러분이라면 과연 구매하시겠습니까?
자본 조달이 안된다면 이미 부실화된 은행들은 구제할 방법이 없는 겁니다.
결국 이탈리아 정부가 Bail in 제도의 일시 정지를 요청했지만 독일의 반대로 무산된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방카 몬테의 부실 규모만 만천하에 알리는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이제 29일에는 유로존의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발표됩니다.
당연히 이탈리아 은행들은 조건에 충족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구요.
지금 당장 특단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아주 빠르게 시스템 위기가 확산될 가능성마저 우려되는 시기입니다.
그럼 어찌될까요? 29일부터 이탈리아 은행으로부터의 시스템 위기가 시작될까요?
그렇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일단 악재도 호재도 가만히 있다가 당일 날부터 딱~ 반영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만약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금융 위기가 두드러진다면, 주가는 이미 하락을 시작했어야 맞습니다.
매우 강한 악재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당장 시장이 견조한 것을 보면, 뭔가 대책이 세워지고 있다는 말이 됩니다.
하긴 지금 만약 이탈리아 은행의 파산을 방치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굳이 파산시키지 않는다고 해도 Bail-in을 강제 적용해서 투자자들에 피해를 전가시킨다면요?
역시 지난 20일 말씀을 드렸듯이 이탈리아의 정치판은 <오성운동>이 집권하게 되고 그들의 숙원인 탈유로의 수순을 밟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유로존은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더욱 확산되겠지요.
그래서 시장은 Bail-in 제도가 시작된 지 고작 6개월 밖에 되지 않았고 또한 독일의 반대가 지금까지는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시 폐기될 공산이 크다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지난 주 ECB총재인 <드라기> 역시 공적 자금의 투입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는 의중을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이미 코마상태에 있는 이탈리아 은행들을 정신이라도 차리게 만드는데 최소한 400억 유로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씀을 드렸었는데요. 대략 500억 유로의 공적 자금이 투입될 수 있음을 이탈리아 정부가 넌지시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앞서 말씀을 드렸듯이 500억 유로로는 그냥 빨간약 바르는 수준입니다.
모든 이탈리아 부실을 커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지요.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는 무탈하게 넘기겠지만 모든 악재를 덜어내기 위해서는 ECB의 국채 매입의 기준이 지분 기준에서 발행잔액 기준으로 결국 바뀔 것입니다.
브렉시트 이외에 또다른 <검은 백조>가 날아 오르는 것은 시장도 투자자도 원치 않으니까 말이죠.
결론을 말씀드리죠.
이번 29일 유럽 은행권의 스트레스 테스트는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독일의 반대로 인해 무산되었던 베일 인 제도 조만간 잠정 폐기가 공식화 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이탈리아의 은행에 대한 공적자금의 투입은 곧 용인될 것으로 믿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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