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11] - 김동환의 시선 <역 전세난>

입력 2016-07-27 15:49

[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대안금융경제연구소장)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역 전세난' 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전세가격이 고공 행진을 하면서 집 없는 서민들 참 고생 많으셨죠? 전세 만기가 돌아오면 집주인으로부터 걸려오는 전화가 공포스럽기까지 했었습니다. 갑자기 3억짜리 전세를 1억 올려달라고 하거나 아예 집을 비워달라고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 전세시장 분위기가 많이 변했다고 합니다.

몇 년 전부터 분양이 집중됐던 대구는 입주 물량이 몰리면서 올 들어서만 5% 가까이 하락하는 지역이 증가하고 있고 위례, 미사신도시 입주가 시작되자 인근의 송파, 강동의 전세 값도 눈에 띄게 약세로 반전 되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특히 서울지역은 올 상반기 아직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폭은 작년에 비하면 턱 없이 줄어들고 있어서 2018년까지 100만 가구씩 입주 물량이 쏟아질 것을 감안하면, 전세가격의 하락세가 예상되고 적어도 몇 년 간의 폭등세가 멈출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 나아가 혹 2008년에 봤던 역 전세난이 다시 재현되는 건 아닐까요?

집값 상승의 기본적인 원인을 제공했던 전세 값이 잡힌다면 전세가격과 같이 상승세를 보인 집값은 어떻게 될까요?

집값 상승세를 부추긴 아파트 분양가의 고공행진은 일단 그 기세가 꺾일 것입니다. 분양을 위해서는 중도금을 집단 대출로 해줘야 하는데 이 대출을 보증하는 도시주택보증이 주변시세보다 과도하게 높은 분양가 아파트에는 보증 자체를 안 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재건축 아파트 상승세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는 개포주공 3단지가 낸 보증신청을 반려했습니다. 3개월 전에 분양한 2단지에 비해 분양가가 무려 14%나 높다는 게 이유입니다. 공사는 앞으로도 인근 시세보다 10% 이상 높은 가격의 분양가에는 보증을 서주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천정부지로 분양가를 올리면서 자존심 싸움을 했던 재건축 조합들은 이제 주변 시세 눈치를 봐야 하게 됐습니다.

최근의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앞서 말씀 드린 치솟는 전세 값과 분양가, 이 두 가지가 표면적인 이유입니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원인은 초 저금리입니다. 웬만해서는 2%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으니까 1억, 2억씩 대출을 받았던 겁니다. '전세 사느니 내 집 사지'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전세금과 아파트 가격이 너무 붙어버리다 보니 이 차이만큼 대출을 얻어 전세를 끼고 집을 산 이른바 갭 투자자들은 불안할 겁니다. 전세가격이 빠진 다는 건 그 갭이 늘어나는 것이고, 자연스레 집값이 같이 빠질 수도 있고 전세만기가 되면 그 갭을 또 다른 대출로 채워야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설상가상으로 금리가 오르면 어찌 될까요?

집 없는 분들은 집값이고, 전세 값이고 확실히 빠지기를 바라시겠지만 우리 경제를 위해서는 집값이 크게 오르진 않더라도 그냥 완만하게 오르거나 아니면 최소한 급락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지난 몇 년 간의 집값 상승은 정부가 경기를 살리기 위해 부동산 관련 규제를 대폭 풀어서 만든 정책의도가 반영된 겁니다.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면 건설 경기가 살고 고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건설이 살면 내수가 살 수 있고 부동산 자산 가치의 상승은 주식을 비롯한 다른 자산의 가격을 견인하면서 투자심리도 살릴 것이기에 정책 당국으로서는 해 볼만한 카드였습니다. 마침 전세계적으로 찾아온 저금리가 이 정책에 큰 힘을 실어주기도 했죠.

문제는 경기입니다. 살지 않습니다. 부동산 경기를 살린 걸 잘 못했다는 게 아니라, 이 정도로 쉽게 살 수 없을 만큼 우리 경기가 더 안 좋다라는 겁니다. 이와중에 약발이 점점 떨어져 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닥칠 입주 물량을 보면 더 걱정스럽습니다.

부동산 시장에 퍼져있는 낙관론, 한번쯤 돌이켜 볼 때입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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