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社株 매입 코스피 상장사 10곳중 6곳만 '주가 점프'

입력 2016-07-25 10:24
올해 들어 자사주를 사들인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주가 상승효과를 본 곳은 10개 중 6개꼴로 나타나 자사주 매입이 시장에서 꼭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자사주 매입을 마쳤거나 진행 중인 코스피 기업은 모두 32곳으로 이 가운데 지난 22일 종가가 자사주 취득 신고일 대비 상승한 기업은 약 60%에 해당하는 19곳이었다.



<연합뉴스 DB>

주가가 가장 많이 뛴 기업은 합성피혁 제조업체인 백산(74.93%)으로 작년 12월 14일부터 올해 3월 11일까지 약 26억원어치의 자사주 57여만주를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최근 연일 연중 최고가를 갈아치우는 대장주 삼성전자도 자사주 매입 효과를 꽤 본 것으로 분석했는데 작년 10월 30일부터 이달 중순까지 7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쏟아부어 자사주(보통주) 약 500만주를 매입했다.

자사주 취득 신고일 당시 132만5천원이던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22일 현재 151만6천원으로 14.42% 뛴 상태다.

IT·게임 업계에선 NAVER(22.18%)와 엔씨소프트(20.86%)의 주가 상승이 당초 목적을 이룬 것으로 분석됐다.

네이버는 작년 10월부터 석 달간 자사주 32만9천여주(약 2,055억원)를, 엔씨소프트는 작년 12월부터 68만주(약 1,553억원)를 취득했다.

반면 이들 19개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13개 코스피 상장사들은 오히려 주가가 뒷걸음질쳐 대조적이었다.

삼성생명·삼성증권·삼성화재 등 다른 삼성그룹주들은 자사주 매입에도 죄다 주가가 급락한 것이 대표적이다.

인수합병(M&A)설이 꾸준히 나온 삼성증권은 21.63%나 떨어져 자사주 매입에도 주가가 내려간 기업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은 주가가 각각 14.1%, 9.9% 밀렸다.

이 밖에 현대차(-10.42%)와 기아차(-15.35%)도 좀처럼 자사주 매입 약발을 누리지 못하고 주가가 떨어진 사례들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은 주로 주가부양책의 하나로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시장에서 그대로 통하지는 않는다"면서 "자사주 취득 결정 소식이 알려졌다고 무턱대고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