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11] - 김동환의 시선 <헤이그>

입력 2016-07-12 13:51

[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대안금융경제연구소장)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헤이그' 입니다.

헤이그 상설 중재 재판소에서 오늘 오후 2013년 필리핀이 자국 영토를 불법 점유하고 있다고 중재를 제기한 이른바 남중국해 영유권에 대한 판결이 나오게 됩니다. 시청자 여러분 남중국해 하면 보통 중국 대륙의 남쪽 바다 정도로 생각하시죠? 예를 들면 대만이나 해남도 부근 말입니다. 그런데 지금 중국이 필리핀,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등과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의 남사군도를 지도상에서 보시면 '어떻게 이게 중국 땅이라고 하지' 라고 생각될 만큼 중국 대륙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이른바 남해 구단선은 필리핀은 물론이고 말레이시아, 브루나이에 이어 베트남 해안에 거의 붙어있습니다. 제 3자인 우리가 봐도 억지 같은데 필리핀을 비롯한 분쟁국가들 입장에서 보면 힘의 논리로 밀어 붙이는 대국의 억지로 밖엔 볼 수 없을 것입니다.

헤이그의 상설중재 재판소의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 얼핏 짐작이 갑니다. 중국은 미리부터 어떤 판결이 나오든 받아들이지 않고 남사 군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하겠다는 입장인 걸 보면 말입니다.

사드 배치를 두고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우리로서는 오늘 헤이그의 판결과 그에 따른 중국의 대응 또 미국과 일본 그리고 본쟁 당사국들의 맞대응은 유심히 지켜 볼 대목입니다.

헤이그의 판결이 법적 구속력이 없음을 주장하고 중국이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면서 군사적 행동을 감행 할 경우 미국과 일본 역시 군사적 시위를 통해 맞불을 놓을 가능성이 있고 분쟁 당사국은 중국의 부당함을 일제히 비난하고 나설 가능성이 큽니다.

헤이그의 판결이 미국이 일본과 필리핀 등 전통의 우방국을 내세워 아시아에서의 중국 고립화에 나서는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5월 오바마 대통령이 베트남을 전격적으로 방문해 양국간의 비극적인 과거사 청산에 나섰던 것도 맥을 같이 합니다.

대중국 전선의 확대는 사드 문제로 촉발된 한중 관계 악화에 새로운 국면을 만들 것입니다. 먼저 사드 보다 더 중요한 현안인 남중국해로 중국 공산당과 중국 국민들의 관심이 옮아갈 가능성이 크고 상대적으로 사드 갈등은 다소 희석될 가능성이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미국의 전방위적인 중국 압박에 중국 사람들의 감정이 더욱 악화되어 우리도 가만히 있으면 안되겠다는 움직임이 교역관계가 가장 밀접한 우리 경제에 더 큰 타격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오후 헤이그의 판결과 그 결과에 대한 각국의 대응에 관심이 가는 것입니다.

이번 한-중간의 사드 갈등은 예상보다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비단 사드 문제뿐 아니라 앞으로 우리 경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것입니다.

문제는 중국 정부의 관세장벽 같은 무역 보복 같은 형식적이고 절차적인 게 아닙니다. 경제는 중국의 혜택을 보고 안보는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에 대한 중국 사람, 특별히 젊은 사람들의 인식의 변화가 더 중요합니다.

지난 주말에 일본의 젊은 사람들이 아베 정권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것에도 알 수 있듯이 중국의 젊은이들도 장년층 보다 오히려 애국주의 성향이 더 강합니다. 인터넷 상에서 일부 유명 네티즌이 분위기를 잡아간다면 반한 분위기는 생각 보다 빨리 확산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부터 우리 정부와 업계의 대응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남중국해 영토 분쟁에 관한 한 우리는 좀더 유연한 입장을 보일 필요가 있고 사드 배치 과정에서도 레이더 기지는 최대한 중국을 자극하지 않는 입지를 정하는 배려가 필요할 것입니다.

왕이 외교 부장은 사드 배치를 비난하면서도 우리 한국을 친구라고 지칭했습니다. 중국이 사드를 보는 이중적인 입장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말일 것입니다. 우리 업계와 국민들도 중국 사람들 여전히 우리 친구라는 걸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어찌 보면 사드 문제도 우리 하기 나름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김 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참고하세요]

★ 증시라인 11, 평일 오전 11시 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