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대안금융경제연구소장)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다시 '냉전'입니다.
지난 주말 어떻게 보내셨습니까? 지난 주말 경기 하남이 36도가 넘었더군요. 이 정도면 우리나라도 거의 열대 지방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질서는 한 겨울입니다. 다시 냉전체제가 돌아온 것 같습니다.
브렉시트 이후에 북대서양 조약 기구 NATO에서의 미국 최대 우방국인 영국의 영향력 축소와 함께 아시아에 집중해 왔던 미국의 대외 정책은 다시 유럽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 됐죠. 지난 9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끝난 NATO 정상회의는 러시아와 접경한 에스토니아를 비롯한 발트해 3국에 NATO 군 5,000명을 파병키로 했습니다. 별다른 군사적 이슈도 없는데 러시아를 자극하고 있는 것입니다. 영국의 EU탈퇴로 느슨해질 수 있는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의 군사적 동맹을 확인해 보자는 계산일 것입니다.
어제 실시된 일본의 참의원 선거는 아베 총리의 자민당이 승리하면서 개헌 찬성진영을 합치면 드디어 일본은 전쟁을 할 수 없다는 평화헌법을 바꿀 수 있는 개헌선에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아베노믹스의 힘이 빠지고 있고 브렉시트로 일본 경제가 가장 악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일본 국민들이 아베총리를 지지해 준건 지난 6월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에서 봤듯이 민첩하고 실리적인 외교정책의 성과를 인정해 준 거라고 보아야 합니다. 미국이 참의원 선거의 승리에 기여했고 아이러니 하게도 이른바 맥아더 헌법으로 불리는 평화헌법을 고치는 데 힘을 실어준 셈이 된 거죠.
우리도 그렇지만 일본이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의 전진은 중국을 긴장 시킬 것입니다. 일본군이 대륙을 침범하고 수 많은 자국민들이 학살 당한 것이 70년도 채 안되지 않았습니까? 거기다 센카쿠 열도, 중국명 다오위다오를 두고 영토 분쟁을 하고 잇는 상황에서 말입니다.
지난 주말 우리 정부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한국 내 배치를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스리랑카를 방문 중이던 왕이 외교 부장은 이례적으로 즉각적인 논평을 냈습니다.
사드가 중국을 겨냥한 게 아니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는 강경한 표현을 했고 중국 국방부의 사드 관련 성명은 현지 시각으로 밤 9시 반이 넘는 심야에 나온 걸 보면 중국 당국이 이 사안을 얼마나 위중하게 받아들이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에서 우리 몫으로 주어졌던 리스크 담당 부총재 자리가 국장급으로 강등되고 우리는 그 자리마저도 잃게 됐다는 소식도 오비이락 격일까요?
국익을 위해서는 항상 선택을 해야 합니다. 이번 사드 배치 결정도 그런 고민스런 선택의 하나였을 것입니다. 어쩌면 세계 정세의 한 흐름상 그리고 안보란 측면에서 한미간의 관계를 감안할 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을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분명한 건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 될수록 우리 경제의 방향타를 잃기 쉽다는 것입니다. 안보, 외교 그리고 경제. 따로 떼어 놓고 생각할 일이 아닙니다만 우선순위를 잘 정하고 그 때에 맞는 결정을 해야겠습니다.
지금 마산 성동조선에서는 호황기에 그 많은 배를 만들었던 골리앗 크레인이 국내에는 살 곳이 없어 루마니아의 한 업체와 매각협상을 하고 있습니다. 스웨덴 조선의 상징인 말뫼의 골리앗 크레인을 단 돈 1달러에 사들여 세계 조선업을 호령하던 우리가 이제 말뫼의 눈물이 아닌 마산의 눈물을 보게 된 겁니다. 국제정세도 경제도 녹록치 않습니다. 냉전입니다. 더워도 정신 바짝 차려야겠습니다.
지금까지 김 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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