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11] - 김동환의 시선 <마이너스 0.005%>

입력 2016-07-08 13:31

[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대안금융경제연구소장)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마이너스0.005%' 입니다.

브렉시트 이후에 각국 중앙은행의 돈 풀기가 지속되거나 늘어날 것이 전망되면서 글로벌 안전자산에 속하는 선진국 채권 금리가 빠르게 내려오고 있습니다. 수익률의 하락 즉, 채권 가격이 급하게 오르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지난 7일 장중에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가 된 일본의 20년물 국채 금리가 오늘 저의 시선을 끄는 마이너스 '0.005%' 입니다. 단기물인 2년 국채 금리도 마이너스 0.345%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채권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지금 채권을 사면 만기에 투자 원금 보다 적은 금액을 찾게 된다는 뜻입니다.

이런 마이너스 금리 채권은 일본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독일 국채를 비롯해 유로존에서 유통되는 국채의 절반 이상이 마이너스 금리입니다. 아직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미국, 영국, 호주 같은 선진국 국채들의 수익률은 사상최저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습니다. 안전자산에 대한 극도의 쏠림 현상이 이들 선진국 채권 가격을 폭등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중앙들이 최근 몇 년 사이 공급한 막대한 돈들이 저유가로 고통 받는 산유국을 비롯한 신흥국 자산 특별히 주식 같은 위험한 자산을 기피하고 안전하게 원금을 지키고자 하는 극도의 보수적인 투자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선진국 채권 매입 열풍의 시작입니다.

그러나 극과 극은 통하는 걸까요? 보수적 투자의 극한에는 마이너스 채권 수익률 즉, 몇 년을 기다려도 투자 원금을 못 받는 어쩌면 투자 세계에서 있을 수 없는 비논리적이고도 극도로 위험한 투자가 있는 것입니다.

폭탄 돌리기라는 우려도 있고 브렉시트 여파로 앞으로도 더 공급될 유동성을 감안하면 이제 채권 가격 상승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니 지금이라도 채권 매수 대열에 올라타라고 하기도 합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논리적으로는 전자에 동의하지만 채권 가격 상승의 추세가 곧 꺾인다고 한 게 도대체 몇 번입니까? 혹시 최근 몇 년 안에 주택 담보 대출 받으신 분들 대부분 고정금리로 대출 받으시라고 권유 받으셨을 겁니다. 이제 더 내릴 금리는 없다고요. 이거 다 공수표가 됐습니다.

하지만 좀 더 길게 보시죠. 세상이 망하지 않는다고 전제를 하면 원금 보다 적은 돈을 받기 위해 채권을 사재기 하는 지금의 투자가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까요? 어떤 상황이 될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채권 가격에 거품이 있다는 인식과 함께 '내 투자금을 돌려 받을 수 있나' 라는 회의가 들 때 글로벌 채권시장에는 한번 광풍이 불 겁니다.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안전 자산이 더 이상 안전해 보이지 않는 아니 가장 위험한 자산으로 돌변하는 겁나는 상황을 지켜 보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채권 시장의 반전이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의 환류로 인한 호재란 얘기가 아닙니다. 채권 수익률의 반등과 채권 가격의 큰 폭의 하락 반전은 뒤늦게 뛰어든 투자자들에게 심대한 상처를 줄 거고 그로 인해 글로벌 자금은 더 보수적으로 변할 지도 모릅니다. 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마이너스 금리는 은행의 수익력을 떨어뜨리고 은행의 신용이 훼손되는 국가의 신용은 같은 방향으로 떨어질 겁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뿌리듯 늘려놓은 팽창적 통화정책의 한계를 봤기에 선진국, 신흥국 할 것 없이 정부 재정의 확대는 당연해 보입니다. 채권의 질은 떨어지는 데 양은 늘어날 것입니다.

이태리 최대 은행인 유니크레딧은 올 들어 주가가 65%가 빠졌고 스위스의 크레딧 스위스는 반 토막이 났고 유럽 최대은행인 도이치방크도 비슷한 처지입니다.

과연 우리 국채, 우리나라 은행은 딴 나라 얘기일까요?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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