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13] 7/7 박문환의 머니칼럼

입력 2016-07-07 14:06

[증시라인13]
박문환의 머니칼럼


- 시장이 좋지 않다면, 왜 절반을 남겨두죠?


브렉시트와 관련해서 1차적인 부작용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말씀을 드렸었는데요. 이후로 제가 받았던 질문 중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것이 "시장이 그리 좋지 않다면 왜 레버리지를 절반을 남겨두지요? 모두 팔거나 아니면 인버스를 사는 게 맞지 않나요?" 라는 부분이었습니다.
여러분들도 같은 생각이십니까?

오늘은 그럼 그 이유를 설명드리죠.

그 이유를 설명드리기 전에 오늘 새벽 FRB 의원들의 회의록을 보시고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딱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어쩌라고?" 입니다.

금리인상 시기를 비롯해서 모든 경제 지표에 대한 전망에 대해 하나의 의견으로 모여진 것은 거의 없었는데요.
브렉시트의 파장에 대해서도 "미국 경제에 크나큰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부터 "별 영향이 없을 것이다."는 전망으로 나뉘었고, 지난 5월의 신규 일자리 수가 3만 8000개 수준으로 급감한 것에 대한 평가도 "일회성일 뿐이고 다른 지표들에게서 고용 강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한 의원이 있었는가 하면, 일부 위원들은 “일자리 감소가 경제 활동 증가율의 둔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금리인상의 시기에 대해서도 "브렉시트의 영향을 확인하고 올려야 한다."는 의원이 있었는가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금리인상을 지체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하는 의원도 있었습니다.
제가 금융 시장에 발을 딛고나서 이렇게 연준 의원들의 생각이 제각기 달랐던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시장이 온통 <블랙스완>의 시대이기 때문에, 정책 위원들도 거의 모든 주제에 대해서 서로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이죠.
그러니까 평생 동안 시장을 바라보며 살았던 연준의 노인들도 현재 상황에 대해서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라는 말입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제가 왜 절반의 레버리지를 남겨두어야 한다고 했는지에 대한 설명을 해드리겠습니다.

물론 시장은 어디로 튈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지난 1992년에도 영국은 유로화를 쓸 것인지 파운드화를 쓸 것인지를 놓고 매우 신중한 고민을 했었습니다.
당시 총리였던 <메이저>는 영국이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수입 물가와 임금이 오르고 물가가 급등해서 영국은 유럽에서 빈자가 될 것이라고 했었지요.
결국 영국은 파운드화를 고수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걱정하던 영국의 종말은 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시장 경기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 영국 경제는 강해졌는데요, 이번에도 유럽의 경제 위기 때 독자적 환율 시스템을 통해 유럽에서 가장 먼저 양적완화를 쓸 수 있었고 금융의 본거지로서 금융위기에 가장 큰 타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먼저 불황을 떨쳐낼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지난 번에 말씀을 드렸던 <브리턴> 즉 브렉시트가 확 뒤집힐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이미 저급한 정치인에 의해 국론이 갈라져 버렸습니다.
인기 영합주의에 빠진 정치인들이 8년 불황으로 인해 코너에 몰려버린 군중 심리에 불을 질렀고 그 결과 참담한 결과를 도출시키게 되었다지만 영국 의회의 의원들은 일부 급진 세력을 제외하고는 대다수가 브렉시트에 반대하고 있었고 이들에 의해 지금 새로운 법안이 발의 중인데요. 정치인들이 함부로 의회의 동의 없이 브렉시트 협상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적 조치를 준비중에 있습니다.
이 조항이 의회를 통과되었다는 발표가 나올 경우 다시 시장은 급등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지 않겠습니까?

지금은 당장 파운드화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영국의 부동산을 팔고 나가려는 투자자들로 인해 혼란을 겪고 있지만 영국은 결코 이민자의 거주제한을 할 수 없습니다.
그들이 모두 빠져나간다면 GDP가 급락할 것이기 때문에 인기에 목 마른 정치인들은 누가 정권을 잡더라도 그런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물론 영국보다는 지금 이탈리아가 더 걱정입니다만 그것도 결국 차기 총리를 노리는 드라기와 현 총리 사이에 정치적인 줄다리기로 촉발된 이슈입니다.
이탈리아의 은행들이 부실한 것은 맞습니다. 그리고 사실 답도 없습니다.
하지만 은행 부실로만 따진다면 그리스와 스페인이 더 부실하지요.

스페인은 과거 무적함대 때부터 뭔가 열심히 일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나라였습니다.
배타고 남미에 가서 약탈을 해와서 쓰던 경제였기 때문에 염색체 자체가 열심히 일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금융위기 이전에도 부도를 수도 없이 냈던 나라지요.
하지만 이탈리아는 북부 피아몬테 지역을 중심으로 제조업이 발달했기 때문에 다른 남유럽 국가들에 비해서 자생의 가능성이 큽니다.

그럼 결론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이보다 심한 일들을 더 많이 겪어 왔습니다.
지금 당장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처럼 보여도, 브렉시트가 얼마전 미국의 AAA 신용등급이 AA+로 강등되었던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아닙니다.
물론 남유럽 문제는 경기가 완전하게 돌아서기 전까지는 번갈아가면서 문제를 만들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시간이 지나면 모두 해결될 일들입니다.

둘째 전세계 정부에서 발행하는 채권의 1/3은 쿠폰이 없거나 아예 마이너스 금리에서 발행되고 있습니다.
채권 시장은 전통적 투자 시장에서 엄청나게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대략 주식 시장의 3배에 달하는 돈들이 거래되었었지요.
하지만 마이너스 금리 상황에서 그러니까 채권을 사면 오히려 이자를 받는게 아니라 줘야 한다면 적어도 저라면 채권에 대한 투자는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시장이 온건해지면 이들 돈들은 결국 주식 시장으로 되돌아오기 시작할 것입니다.

단지 폭풍이 지나가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뿐입니다.
그래서 절반은 현금 절반은 레버리지입니다.
혼돈스러운 시장입니다만 힘을 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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