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리가 확정된 후 독일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사진 = DFB)
쉬울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만큼 이번 대회 최고의 빅 매치였다. 심지어 세계 챔피언 독일은 쓰리 백 시스템을 내세울 정도로 조심스럽게 이탈리아를 상대했다. 연장전까지 120분 명승부도 모자라 승부차기는 9번 키커까지 등장해야 했다.
요아힘 뢰브 감독이 이끄는 독일 축구대표팀이 한국 시각으로 3일 오전 4시 프랑스 보르도에 있는 스타드 드 보르도에서 벌어진 UEFA(유럽축구연맹) EURO(유럽축구선수권대회) 2016 이탈리아와의 8강 대결에서 승부차기까지 이어진 접전 끝에 6-5로 이겨 4강에 올랐다.
전반전은 양팀 모두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경기 운영을 펼쳤다. 쉽게 수비 뒷공간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느껴질 정도였다.
예상했던 것처럼 후반전에 승부의 갈림길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65분에 독일이 먼저 골문을 열었다. 왼쪽 측면을 집요하게 파고든 것이 제대로 먹혀들었다. 골잡이 마리오 고메스가 폭 넓게 움직이며 측면을 휘젓다가 오버래핑하는 윙백 요나스 헥토르에게 찔러준 공이 곧바로 이탈리아 골문 앞으로 날아들었고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이 왼발 끝으로 날카롭게 차 넣은 것이다.
이에 이탈리아도 마냥 뒷문만 걸어잠그고 기다릴 수 없었다. 실점 후 12분만에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집념을 보여주었다. 수비수 조르지오 키엘리니가 머리로 뒤로 넘기는 공을 독일 수비수 제롬 보아텡이 엉뚱하게도 양팔을 치켜들다가 핸드 볼 반칙을 저지른 것이다. 이 기회를 이탈리아 수비수 레오나르도 보누치가 침착하게 오른발 인사이드 킥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1-1 점수판은 결국 연장전이 끝날 때까지 이어졌고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의 승부차기 앞에 세계 최고의 골키퍼 두 선수가 나란히 마주서야했다. 만 38살 지안뤼지 부폰과 만 30살 마누엘 노이어의 실력 겨루기는 웬만해서는 구경하기 힘든 명품 대결이었다. 묘하게도 팽팽한 승부가 승부차기까지 이어져서 양팀 아홉 번째 키커까지 등장해야 할 정도였으니 골키퍼로서는 너무나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먼저 슈퍼 세이브 실력을 자랑한 골키퍼는 역시 지안뤼지 부폰이었다. 독일의 2번 키커가 머리 좋은 골잡이 토마스 뮐러였지만 부폰이 왼쪽으로 몸을 날려 기막히게 쳐낸 것이다.
독일의 마누엘 노이어도 쫓기는 위기 상황에서 이탈리아의 5번 키커 레오나르도 보누치의 오른발 킥을 오른쪽으로 날아올라 쳐냈다. 후반전 페널티킥 성공할 때와 방향이 바뀌었지만 노이어의 순발력은 실로 놀라울 따름이었다. 예측했다기보다는 보누치의 준비 동작이나 킥 순간을 미세한 부분도 놓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이탈리아의 9번 키커 마테오 다르미안의 오른발 인사이드 킥 순간에도 마누엘 노이어는 정확하게 킥 순간을 응시하며 왼쪽으로 몸을 날려 쳐냈다. 이 놀라운 활약 덕분에 독일은 마지막 키커 요나스 헥토르의 왼발 킥을 시원하게 성공시키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30대의 마지막 메이저 대회를 이렇게 쓸쓸하게 끝낸 지안뤼지 부폰에게 독일 선수들도 다가가서 위로의 포옹을 나눠주었다.
이제 독일은 오는 8일 오전 4시 마르세유에 있는 스타드 벨로드롬으로 들어가 8강 마지막 대진표에 있는 '프랑스 - 아이슬란드' 승리 팀과 결승 진출 티켓을 놓고 실력을 겨루게 된다.
UEFA EURO 2016 준준결승 결과(3일 오전 4시, 스타드 드 보르도)
★ 독일 1-1(연장전 후 승부차기 6-5) 이탈리아 [득점 : 메수트 외질(65분,도움-요나스 헥토르) / 레오나르도 보누치(78분,PK)]
◇ UEFA EURO 2016 준결승 대진표
7월 7일 오전 4시, 스타드 드 리옹(리옹) ☆ 웨일스 - 포르투갈
7월 8일 오전 4시, 스타드 벨로드롬(마르세유) ☆ 독일 - (프랑스vs아이슬란드) 승리 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