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에 시간당 40㎜ 안팎의 강한 장맛비가 내렸다.
비의 양이 많은데다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토사가 무너지고, 다슬기를 잡던 70대 노인이 급류에 휩쓸리는가하면 고속도로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또 항공기 운항도 차질을 빚었다.
이날 오후 5시 43분께 부산 기장군 정관면 용수리 모 사찰에서 쏟아지는 폭우에 주차장 지반이 내려앉았다. 다행히 차에 사람이 타고 있지 않아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차돼 있던 차량 6대가 토사에 매몰됐다.
앞서 오후 4시께 기장군 정관읍의 한 공장 근처 산에서도 토사가 유출됐고, 비슷한 시간 근처 한 상가 건물이 침수되기도 했다.
오후 3시 23분에는 부산 해운대구 우동의 한 상가 건물 앞 교통 표지판이 지반 약화로 뽑혔다.
같은 날 오전 10시10분께 전북 남원시 조산동 요천에서는 다슬기를 잡던 유모(78·여)씨 등 3명이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리는 사고를 당했다. 일행 중 2명은 황급히 대피해 목숨을 건졌지만, 유씨는 의식을 찾지 못하고 중태에 빠졌다.
오후 1시 10분께는 남해고속도로 부산 방향 서김해 나들목에서 1t 포터가 빗길에 미끄러져 앞서 달리는 포터와 추돌, 3명이 다쳤다.
이어 오후 4시 35분께 충북 음성군 감곡면 문촌리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 빗길에 넘어진 4.5t 화물차(운전자 김모·58)를 뒤따르던 1t 화물차(운전자 박모·48·여)가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김씨가 그 자리에서 숨지고 박씨가 다치는 등 크고 작은 빗길 교통사고가 잇따랐다.
서울에도 시간당 34㎜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발생했다.
오후 3시30분께 서울 연세대 중앙도서관 건물 지하층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면서 발목 깊이까지 물에 잠겨 학생들이 대피하는 등 소동을 빚었다.
지하철 1호선 도봉산역에서는 역사 천장에서 물이 새 입점한 식당 등이 피해를 봤다.
김포 마곡로 사거리에서는 하수도가 막혀 빗물이 인근 공장으로 흘러들어가 피해를 줬다.
기상 악화에 항공기 결항도 잇따라 이날 오후 4시께 부산 김해공항에서 출발해 일본 나리타로 갈 예정이던 대한항공 KE713편이 결항하는 등 38편이 무더기로 결항했다.
또 항공기 37편은 지연 운항됐다.
강풍주의보와 호우주의보가 잇따라 발효된 울산공항에서는 오후 2시 30분부터 울산발 김포행 항공기 4편이 결항했으며, 여수공항에서 제주를 오가는 항공편 2편도 결항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현재 서울과 경기도 전역, 강원도와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발효중이다.
성남, 광주, 양평 등 경기도 3개 시군은 시간당 40∼80㎜의 강한 비가 내리면서 오후 6시30분을 기해 호우경보로 대치됐다.
기상청은 2일까지 중부지방과 전라남북도 서해안에 50∼100㎜(많은 곳 150㎜ 이상), 강원 동해안과 전라남북도, 경상남북도에 30∼80㎜, 경북 동해안, 제주도, 울릉도·독도에 20∼60㎜의 비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비는 오는 6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해안과 내륙에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부는 곳이 있어 시설물 관리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