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마켓노트] 정부, 20조 재정보강…'브렉시트' 역풍 차단

입력 2016-06-29 09:49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으로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국내 증시는 소폭 반등했지만 앞으로 세계 각국의 공조,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시장도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가고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해 20조원의 재정을 풀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주식시장에서는 지난주부터 추경 편성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고, 어제도 재정 보강을 하겠다는 발표가 나온 덕분에 주가지수도 반전에 성공했습니다.

이번 추경 규모, 그리고 주식시장이 받는 영향은 어떨까요?

먼저 정부가 내놓은 재정보강 계획입니다.

추가경정예산 10조원, 여기에 정책금융이나 공기업 투자를 통해 10조원을 합해 20조원에 중앙정부와 지자체 예산을 조기에 집행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이러한 지출은 일자리를 늘리고 서민 부담을 줄이는데 집중됩니다.

이번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기업들이 배당보다 투자를 늘릴 경우 세제 혜택을 더 주기로 하고, 11개 신기술 육성을 위한 세액공제 혜택도 발표했습니다.

노후 경유차를 새차로 바꾸면 개별소비세를 70% 깎아주기로 해 내수 진작을 유도합니다.

우리 경제의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추경 만으로 성장률을 끌어올리기엔 한계가 분명합니다.

다만 대체로 그동안 추경 편성이 있을 때마다 실업률은 줄고, 내수 위축을 막는 효과를 발휘해왔습니다.

NH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재정정책으로 10조원을 풀면 최대 0.3% 포인트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이투자증권, 대신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다른 증권사들도 적어도 이번 추경이 경기 위축은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역대 추경 편성 사례를 살펴보면, 주식시장에도 매번 긍정적인 재료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정부는 2천년 이후 13번의 추경을 편성했고, 이 가운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해 편성한 28조원, 2013년에도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17조원의 슈퍼 추경을 편성하기도 했습니다.

추경은 태풍이나 메르스 같은 재난에 대응한 성격도 있지만, 대체로 성장률이 반등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 가운데 2009년엔 코스피 지수 연간 38%, 2013년엔 7.4%, 2005년에도 7.3%로 경기 방어 성격의 추경 편성이 있었던 해엔 주식시장도 대부분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조금더 들어가보죠.

브렉시트로 불안감이 큰 주식시장에서 안전판은 마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수혜업종은 어떻게 나눠볼 수 있을까요?

추경으로 내수 진작 효과를 낼 수 있는 만큼, 경기소비재, 은행 업종이 대체로 코스피 지수보다 높은 성과를 보여왔습니다.

이번에 세제 지원이 늘어나는 자동차업종, 나머지 내구 소비재, 의류업종, 방산, 보험주도 수혜 업종으로 꼽힙니다.

다만 음식료, 증권업종은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걸로 평가됩니다.

또 이번에 부동산 과열을 진정하기 위해 9억 이상인 아파트의 중도금 대출이 막혀 건설업종은 과거와 다른 흐름을 보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럼 남은건 추경을 어디에 쓰느냐, 얼마나 빨리 편성하느냐입니다.

여야간 대립 상황에서 추경 편성이 지연된 과거 사례를 볼 때 정책 발표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늦어도 3개월 내에 추경 편성이 이뤄질 때 경기부양, 금융시장 안정 효과를 보여왔습니다.

추경 효과가 장기간 이어지기는 어렵지만, 일단 브렉시트 충격은 상당부분 흡수할 걸로 예상이 됩니다.

증권사 전망처럼 이제 추경을 통한 수혜 업종 그리고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2분기 실적 모멘텀까지 고려한 투자 전략을 세울 때가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