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뱃길 목 없는 시신은 자살?…경찰 “목맨 채로 투신 후 사망” 추정

입력 2016-06-27 16:09


인천 경인아라뱃길 수로에서 머리와 몸이 분리된 채로 발견된 고물상 주인(50·남)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7일 오후 "목을 끈에 매달아 추락했을 때 발생하는 흔적이 A(50)씨의 시신에서 확인됐다"는 1차 부검 결과를 경찰에 통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뛰어내린 것으로 추정하는 목상교 난간 중간에 구명튜브는 사라진 상태로 노끈 형태의 밧줄만 매달려 있었다"며 "당시 A씨가 구명튜브를 떼어 내고 밧줄에 목을 맸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고물상을 운영하는 A씨는 전날 오전 6시 14분께 경인아라뱃길 시천교에서 목상교 방면으로 500m 떨어진 수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시신은 상·하의 모두 등산복 차림이었으며 머리는 없는 상태였다.

경찰은 시신에서 신분증과 신용카드가 든 지갑을 발견해 신원을 확인했다.

경찰은 27일 오전 10시 8분께 목상교 인근 수로에서 수색 작업을 하던 중 A씨의 나머지 머리 부위 시신도 찾았다.

조사결과 A씨는 23일 오후 10시 40분께 자신이 운영하는 고물상을 나서 아반떼XD 차량을 몰았고, 20분 뒤인 오후 11시께 목상교 북쪽 입구에 이 차량을 주차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반떼 차량은 4개월 전부터 A씨와 함께 거주하는 남성의 소유였다. 자동차 판매상인 이 동거인은 경찰에서 "평소 A씨가 내 명의의 차량을 몰고 다녔다"고 진술했다.

A씨는 월세 20만원을 받고 알고 지낸 동거인에게 방 한 칸을 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3일 오후 11시 이후부터 시신이 일부 훼손된 채 발견된 26일 오전 사이A씨의 행적을 파악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했다.

또 누군가 A씨를 살해한 뒤 신원을 감추기 위해 시신을 훼손하고서 아라뱃길 수로에 유기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펴왔다.

그러나 시신이 발견된 수로와 가까운 목상교 인근에 A씨가 직접 운전한 차량이 세워져 있었고, A씨가 입고 있던 등산복에서 신분증이 고스란히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투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경찰은 국과수 1차 부검 결과를 토대로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목을 맨채 뛰어내리는 과정에서 시신이 훼손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자살로 이번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