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삼성전자가 기존의 연공·서열이 아닌 직무·역할 중심의 파격적인 인사제도 개편안을 내놨습니다.
직원간 호칭부터 업무 방식까지 싹 뜯어 고쳐서 '스타트업 삼성'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방침입니다.
임원식 기자입니다.
<기자>
삼성전자가 발표한 이번 인사제도 개편안은 크게 6가지입니다.
7단계였던 기존 직급은 직무 역량에 따라 4단계로 줄이고
임직원 간 호칭은 전무님, 부장님 등 직급이 아닌 이름 뒤에 '님'자를 붙이는 식으로 통일합니다.
회의는 길어도 한 시간, 최소한의 직원이 모여 모두가 발언하는 식으로,
직급에 따라 위로 거쳐거쳐 올라갔던 보고는 한 번에, 동시에 하는 걸로 바꿉니다.
불필요한 퇴근이나 잔업 역시 사라지고 연간 휴가 계획도 직원 스스로 자유롭게 짜게 할 방침입니다.
[인터뷰] 박종문 / 삼성전자 홍보부장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고 창의적·수평적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기존 연공주의 중심에서 직무·역할 중심으로
개편해 내년 3월부터 시행할 예정입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스타트업 삼성'을 내걸며 수평적인 조직 문화 만들기에 주력할 뜻을 밝혔습니다.
경영 효율을 앞세운 기존의 '수직적 삼성', '관리의 삼성'만으로는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IT 환경 속에서 성장 한계에 부딪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섭니다.
당장 사물인터넷과 바이오 등 신사업들을 선도할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선 보다 빠른 소통과 의사결정, 실행력이 특징인 '벤처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과거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처럼,
이번 인사 개편은 와병 중인 아버지를 대신해 삼성을 이끌고 있는 아들, 이재용 부회장의 장기 불황 속 돌파구 마련과 체질 개선을 위한 혁신안으로 해석됩니다.
'1등 기업' 삼성전자의 이번 파격적 실험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에 대해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